한국당, 당권 놓고 낯뜨거운 ‘집안싸움’
한국당, 당권 놓고 낯뜨거운 ‘집안싸움’
  • 김응삼
  • 승인 2017.05.17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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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는 친박(친박근혜)계를 ‘바퀴벌레’에 비유하며 공세를 펼쳤고, 이에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대선 낙선자는 대개 은퇴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친박계도 “낮술 드셨나”라며 반발했다.

이와관련, 친박계 비상대책위원인 박완수 의원이 비대위원직을 사퇴했다.

홍 전 지사는 17일 오전 페이스북 글을 올려 “박근혜 팔아 국회의원 하다가 박근혜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감옥 가고난 뒤 슬금슬금 기어 나와 당권이나 차지해보려고 설치기 시작하는 자들 참 가증스럽다”며 친박계를 정조준했다.

홍 전 지사는 “다음 선거 때 국민이 반드시 그들을 심판할 것”이라며 “더 이상 이런 사람들이 정치권에서 행세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구(舊) 보수주의 잔재들이 모여 자기들 세력 연장을 위해 집단지도체제로 회귀하는 당헌 개정을 모의하고 있다고 한다”며 “자기들 주문대로 허수아비 당 대표를 하나 앉혀 놓고 계속 친박 계파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 대표의 권한이 강한 현행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을 같이 선출해 권력이 분산되는 ‘집단지도체제’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이에 대해 정 권한대행은 이날 중진의원 간담회가 끝난 뒤 ‘홍 후보가 페이스북에 (지도부 거취) 관련해 목소리를 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여태껏 낙선한 대통령 후보들은 대개 좌절하거나 정계 은퇴를 했다는 점을 인식하라”고 홍 전 지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정 권한대행은 “모든 당원의 협력과 국민의 지지에 고마움을 표하는 것이 낙선한 (대선) 후보의 도리”라면서 “(홍 후보의) 험한 말에는 제가 말을 아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친박계도 강하게 반발했다. 홍문종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홍 전 지사를 겨냥, “그동안 선거하면서 목이 터져라 ‘우리가 사는 게 당이 사는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바퀴벌레라니 제정신인가”라며 “낮술 드셨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발끈했다.

유기준 의원은 “후보가 외국에서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페이스북을 통해서 계속 대선 이후 당내상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썩 좋은 모습이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홍 전 지사와 친박계는 잠재적 당권 경쟁자인 정 권한대행의 사퇴 문제를 놓고는 공동전선을 폈다.

대선 패배 후 당 쇄신을 위한 출발이라는 명분으로 정 권한대행의 원내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며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양측의 협공에 정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차기를 생각하는 분들이나 그 주변에 있는 분들이 (원내대표 사퇴)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원내대표가 잘못해서 이번 선거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응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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