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수학으로 소통하는 ‘페임랩 캠프’
이윤정(경해여고 수학교사)
[교단에서] 수학으로 소통하는 ‘페임랩 캠프’
이윤정(경해여고 수학교사)
  • 경남일보
  • 승인 2017.06.12 0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5년 영국에서 시작된 과학적 소통을 겨루는 ‘페임랩(Famelab)’이라는 행사가 있다. 과학·수학·공학 분야의 주제로 3분간 발표자료 없이 사물을 이용해 강연해야 하는 이 페임랩은 우리나라에서도 페임랩 코리아 대회로 열리고 있다.

바로 이 페임랩 대회가 우리 학교에서도 열린다. 학생들의 수학적 호기심과 다양성을 키우기 위해 방학마다 ‘페임램 캠프’와 ‘수학체험전’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형식의 수학 소통을 통해 학생들이 협동수업을 주도하며 수학적으로 생각하고 정리하고 말할 수 있는 수학적 소통문화 역량을 키우려는 목표도 있다.

수학은 항상 연습장에 풀어야 하는 문제풀이라는 인식에 부담감을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 색다른 방식의 수학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학생들 수준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캠프기간 동안 주제를 선정하고, 팀별로 공동의 주제 아래 각기 다양한 강연과 주장을 하며 서로의 의견을 소통해 나간다.

‘머피의 법칙’, ‘피보나치 돌줍기 게임’, ‘종이접기 코드화’, ‘바보셈에서 페리수열로’ 같은 주제를 받은 각 팀은 검색과 조사 후 팀원끼리 활동지를 채워 나가며 서로의 의견을 조율한다. 발표할 내용 구성이 완성되면 팀별 발표자를 정하고, 모의 페임랩 강연과 질의응답을 통해 다른 팀과 소통도 하고 부족한 점도 보충한다. 완성도 높은 발표를 위해 애쓰는 모습들이 수학 전문학자들과 다를 바 없이 진지해 지도교사들이 오히려 감탄할 때가 많다.

이런 페임랩 캠프는 평소 교실수업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주기도 한다. 궁금한 점에 대해 나올 질문을 미리 예측해보고 자료를 조사하는 등 수업에 참여하는 적극성을 배울 수 있다. 조별 발표 후에는 친구들의 발표에 칭찬 스티커를 붙여주며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에서 수학과도 한층 가까워진 학생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평소에는 어렵기만 하던 수학에 쏟아낸 아이들의 열정을 보며 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입시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학문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키워주는 일이 교사들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윤정(경해여고 수학교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