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노인의 생존권 위협, 이대로 방치할 건가
폐지 줍는 노인의 생존권 위협, 이대로 방치할 건가
  • 경남일보
  • 승인 2017.06.2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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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도내를 비롯, 전국 시·군·구의 거리마다 폐지 줍는 노인들이 흔히 눈에 띈다. 길을 가다보면 손수레에 가득 폐지를 싣고 힘겹게 끌고가는 노인들을 만나게 된다. 등이 잔뜩 굽은 채 휘청거리며 수레를 끄는 모습을 보면 뒤에서 밀어주고 싶지만 그냥 마음뿐이다. 아픈 무릎 탓에 절룩거리면서 폐지 순수레를 끌고 위태롭게 길을 건너는 노인들을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전국 어느 곳에서나 보는 모습이다. 선진국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고령화에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노인들마저 하루 몇 천원을 손에 쥐기 위해 거리로 나서고 있는 현실이다. 직업이 없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들 중 상당수가 폐지 줍기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골목길이 얼어붙은 한 겨울에도 노인들은 교통사고의 위협 속에 수레를 끌고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차도를 다니기도 한다. 노인들이 먹고 살기 위해 폐지를 주워야 생활비와 가족의 치료비를 충당한다. 폐지 줍는 노인의 절반 이상이 사회보장 사각지대에 내몰려 폐지를 줍지 않으면 생계를 꾸려갈 수 없는데다 기초건강상태도 좋지 않다니 참으로 안타깝다.

폐지를 줍는 노인들도 많이 늘어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고 한다. 창녕군내 만도 150여 명이라 하나 전국적으로 얼마가 되는지도 알 수 없다. 폐지 줍는 노인들의 가장 큰 애로점은 힘들게 모은 폐지가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손수레 한대 분량의 폐지(60㎏)를 가득 모아 팔아도 4000원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 하루 종일 일해도 1만 원을 못 벌 때가 많다. 몇 년 전만 해도 1㎏에 150원이던 폐지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져 1㎏당 70~80원에 거래되면서 수입도 절반으로 줄었다.

위험하고 어두운 새벽 거리에서까지 폐지 줍는 것이 유일한 수입원인 빈곤한 노인들에 대한 문제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65세 이상 노인 빈곤률이 45%에 달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에 극심한 고통 속에 살고 있는 노인들이 많다. 기초연금 등이 있지만 노인빈곤 해결의 종착점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3만 달러 소득나라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폐지 줍는 노인빈곤 이대로 방치할 건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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