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일속에서의 행복
[월요단상] 일속에서의 행복
  • 경남일보
  • 승인 2017.07.0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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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일상 중에서 일과 노력은 육체적이나 정신적인 것이든 고통스럽기 때문에 거의 본능적으로 싫어할 수밖에 없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힘들기 때문에 일과 노력을 아낌으로써 결국 장애물을 극복하기가 점점 어려워짐에 따라 회의(懷疑)를 느끼게 된다. 굳이 아픔과 괴로움을 참아가며 그토록 애를 쓰지 않으면 목적한 것에 이를 수 없는 어려운 계획을 세워 노력하는 것이 과연 옳은 삶의 길인가를 묻게 된다. 그냥 되는대로 편하고 즐겁게 사는 것도 현명할 것 같은 생각기 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삶을 따로따로 구별하기보다는 한데 묶어서 생각해 봐야 한다. 살아온 한 평생을 하나로 묶어서 볼 때, 놀기만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부지런히 일한 사람 쪽이 더 현명한 삶을 살았다는 결론에 이르지 않을까 한다. 한순간만을 생각할 때, 일하는 것보다 노는 것이 편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모든 삶에 대하여 기쁨을 느끼느냐 하는 것은, 극히 짧은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기 보다는 그 짧은 시간들이 모여서 어떤 삶이 어떤 모양으로 이루어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지금 내가 계획을 세워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일이 비록 지금은 힘들더라도, 닥쳐올 앞날이 밝다면 그 속에 즐거움을 포함할 수가 있다. 반대로 지금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더라도, 나의 삶 모두가 순서가 없고 미래가 밝지 않다면 올바른 즐거움이 못되고 그 안에 고통만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짧은 순간이 아니라, 그 순간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삶 전체의 내용이라고 봐야 한다.

최선을 다해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흐뭇한 생활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훌륭한 존엄이나 품위를 얻겠다는 욕심을 품지 않고, 뜻있는 일을 잠잠히 수행하는 가운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찾아오는 존엄이나 품위가 가장 값진 명예다. 가령 즐거움을 얻기 위해 자기행위의 목적에 관한 뚜렷한 자각을 염두에 두지 않고 다만 부지런함속에 찾아오는 기쁨이 순수한 즐거움일 수 있다. 오직 행복을 잡기위해 행복만을 구하다 보면, 도리어 뜻을 이루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뜻이다.

일상 생활에서 일은 참으로 중요하다. 일이 없어서 놀고 있는 사람을 보면 알 수 있다. 일 없는 삶은 참으로 허전하며 시간은 따분할 수밖에 없다. 고통이 따름에도 불구하고 일이 중요한 건, 그 가운데 좋은 결과가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힘들고 괴로운 일은 행복할 수 없기 때문에, 일의 즐거움을 위해서는 요구된 것이 아니어야 하며, 오직 보람을 위해서라면 스스로 움직일 때 행복이 찾아 온다고 볼 수 있다.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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