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절차(節次)교육
문형준(진주동명고등학교 교감)
[교단에서] 절차(節次)교육
문형준(진주동명고등학교 교감)
  • 경남일보
  • 승인 2017.07.2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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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대통령님 잘 지내시는지요. 연일 계속되는 전국적인 폭염과 중부지방의 폭우 속에서 국민을 염려하는 대통령님의 근심이 크실 것이지만 그래도 저는 축하드리고 싶고 많이 기쁘기도 합니다. 축하드리는 이유는 취임 70여일이 지났지만 80%를 넘는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들에서는 보기 힘든 수치, 그건 대통령님의 개인적인 큰 영광일 것이기 때문이며, 기쁜 이유는 대통령님의 높은 지지율이 결국 국정의 안정적 운영에 바탕이 되어 모든 국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에 몰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9일 국정과제 보고대회에서 발표된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란 국가 비전과, 5대 국정 목표와 20대 국정 운영 전략, 100대 국정 과제만 봐도 얼마나 국민을 위하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고교 무상교육을 위시한 교육 분야의 사업이 많아 더 좋았습니다. 그럼에도 대통령님의 국정 운영 방식엔 아쉬움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건 ‘절차’ 문제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시골의 작은 학교에서도 연말이면 이듬해의 교원들의 업무를 분장(分掌)하는데, 먼저 각 부의 부장교사를 인선하고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칩니다. 그리고 각 부장교사의 추천을 받아 기획을 임명한 다음 부서 부원들을 배정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절차적 정당성을 얻기 위함인데, 절차의 정당성을 얻지 못하면 구성원의 동의를 얻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대통령님의 취임 직후의 업무지시 1~4호는 차치하더라도 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은 찾아 볼 수 없었으며, 청문보고서가 채택되기도 전에 장관을 임명하시고 장관 임명 전에 차관들도 임명하셨습니다. 특히 최저임금 책정이나 원전 5·6호기 중단, 박정희기념우표 발행 중단 등에는 형식적인 절차를 지킨 것 같지만 보이지 않은 손이 작용했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어 참 씁쓸했습니다. 최근 청와대에서 나온 여러 문건 처리도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에 의거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님! 집을 지을 때, 아무리 바빠도 기초공사나 기둥을 세우지 않고 지붕을 얹을 수 없고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우리의 속담도 생각납니다. 앞으로는 소통과 공감의 달인이신 대통령님께서 ‘일정한 차례와 방법’인 <절차>를 잘 준수하시어 지금의 지지율이 퇴임 이후까지 유지되어 존경받는 대통령 되시길 빕니다.

 
문형준(진주동명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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