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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 플러스 <176>밀양 백운산초입부터 정상까지…거대한 바위에 오르다
최창민  |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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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0  2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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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연사에서 출발 한시간여만에 만나는 백운능선 산전체가 거대한 화강암으로 돼 있다.

하얀 구름이 산허리에 걸려 있다는 뜻을 가진 백운산은 전국에 강원도 경기도 등 20여개가 된다. 우리 인근 지역에만도 광양과 함양에 백운산이 있고 밀양에도 백운산이 있다.

밀양 백운산(891m)은 화려한 산세에 비해 생각만큼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가지산 1241m, 운문산 1188m, 천황산(재약산) 1189m, 신불산 1159m, 영축산(취서산) 1081m, 고헌산 1034m, 간월산 1069m 등 주변에 영남알프스라는 1000m급 이상의 산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운산은 바위와 육산의 조화를 이뤄 여타 산을 압도할 만큼 화려한 풍치를 자랑한다.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돼 있고 크랙과 슬랩이 주류를 이룬다. 난간처럼 돌출된 바위틈에는 조형성 있는 소나무 수백그루가 자란다.

전체적인 이미지는 거창 현성산, 창녕 관룡산, 단양 도락산을 닮았지만 설악산 울산바위나 속리산 암릉 한 부분을 옮겨놓은 것 같기도 하다. 7부능선 화강암 큰 슬랩은 이 산 최고의 경관으로 꼽는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다가와 등산객의 감탄사를 자아낸다. 고개를 돌려 케이블카가 있는 쪽에 펼쳐지는 풍치도 이 산이 갖고 있는 매력이다.

최근에 발견된 것 중 재미있는 것 하나, 천왕산줄기∼얼음골을 오르내리는 케이블카에서 북쪽을 내려다보면 백운산이 백호랑이처럼 보인다고 한다. 무성한 숲 사이로 힐끗힐끗 보이는 거대한 화강암은 백호랑이 형상, 그 사이 띠를 이루고 자라는 소나무 군락은 호랑이 줄무늬를 연상케 한다.

이 산이 소재하고 있는 산내면은 예부터 호리병 속의 별천지라 불렀다. 타원으로 위치한 1000m급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호리병처럼 생겼다는 뜻이다. 삼락의 가경으로도 불렀는데 깨끗한 청류와 땅 암반이 좋다는 뜻이다.

   
▲ 백운산 정상 오름길 뒷편 멀리 보이는 산은 천황산줄기이다.
   
등산로: 백연사 주차장(구 호박소주차장)→대밭오름길→도로→화강암 슬랩→철계단→백운산정상→가지산·구룡소폭포 갈림길→구룡소 폭포→주차장→삼양교→도로→백연사→시례 호박소→주차장 회귀.


들머리는 시례 호박소 주차장이다. 옛 24번 국도를 따라 얼음골 케이블카 하부 승강장 앞을 지나 오르면 백연사 입구 호박소 주차장에 닿는다.

백연사 입구에서 왼쪽 길을 따르면 대밭이 나오고 5분정도 오르면 석남터널과 얼음골 삼거리를 연결하는 아스팔트로다. 이 길은 삼양교 석남터널 등 백운산 아래를 휘돌아가는 도로이다. 도로 건너 산등성이에 붙으면 등산로이다. 입구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테이프가 걸려 있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산에 들면 시작부터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 솔숲 아래 시골의 온돌방 구들장같은 납작한 바위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1시간쯤 올랐을까. 이른바 백운능선, 정면에 거대한 화강암더미가 막아선다. 단일바위로는 설악산의 울산바위에 버금갈 정도이다.

족히 높이 100m는 돼 보이는 사면의 슬랩지대는 암벽 등반가들의 초·중급 루트. 가끔씩 등반가들의 훈련모습을 볼 수 있는데 무더위 때문인지 인적이 없었다.

곳곳에 전망바위가 차례대로 나온다. 화강암은 더욱 희어서 눈이 부시고 소나무는 더욱 초록이 짙어서 청량감을 준다. 바위틈에 자라는 소나무들은 모두가 형태가 일그러진 채 기묘하게 자라고 있다. 어떤 소나무는 바위틈을 벌려놓은 것도 있다. 계속된 가뭄 때문에 말라죽을 수 있는 환경임에도 기특하게 왕성한 세력을 자랑한다. 그만큼 영겁의 시간에 관록(?)이 붙은 산이라는 뜻이리라. 여백의 미, 동양화처럼 쉬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고 할까. 그렇다고 소나무만 있는 건 아니다. 백운산·가지산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에는 설앵초, 개족도리풀, 자주꿩의다리, 팥배나무, 신갈나무, 개서어나무 등 풍부한 유전자원이 분포한다.

뒤쪽엔 얼음골 사면과 천왕산 줄기 산그리메가 선명하다. 마루금 한쪽 무등산의 주상절리처럼 보이는 구조물은 케이블카 상부계류장이다. 국내 최장 1.8km 케이블카는 천왕산 줄기에서 얼음골 위를 오간다. 1000m급 산정에 하늘정원이 펼쳐진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얼음골은 한여름에 얼음이 어는 신비한 골짜기다.

빌딩처럼 높은 바위에 걸쳐져 있는 철 계단을 따라 올라 10여분을 진행하면 백운산 정상이다. 멀리 왼쪽부터 운문산∼가지산∼쌀바위∼상운산 영남알프스 마루금의 위용이 다가온다.

가지산방향으로 발길을 돌린다. 등산로는 바위틈을 내려서기도 하고 오르기도 한다. 집채만한 바위를 오르내릴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스틱은 주행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아예 먼저 던져놓은 뒤 로프나 철제 난간을 잡고 내려와야 한다.

그것보다 더 방해가 되는 것은 무거운 카메라이다. 렌즈포함 2, 3kg에 달하는 카메라가 목에 걸린 채 달랑거리면 암벽을 오르내릴 때 위험하기 짝이 없다. 카메라 파손 외에 2차사고도 생길 수 있다.

정상에서 20여분쯤 주행하면 갈림길이다. 직진하면 가지산이고 오른쪽으로 꺾어 떨어지면 구룡소폭포·백연사 호박소방향이다. 오른쪽 길을 잘 찾아야 한다. 고도를 급격히 낮춘다. 바람소리 물소리가 숲을 헤집고 들어왔다. 소리는 하늘 위로도 지나갔다. 60m높이의 구룡소폭포는 가뭄 때문에 물이 말라버려 폭포자체가 하늘로 증발해버렸다.

하산 1시간, 대형 주차장을 지나 계곡 언저리에 잠시 쉬고 삼양교에 닿는다. 지역 상인들은 가뭄에 개점휴업 상태, 삼삼오오 모여앉아 하릴없이 부채만 흔들었다.

백연사주지 백운 스님은 과거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고 한다. 계곡을 거슬러 올라 밀양 8경 시례호박소에 닿는다. 기묘하게 파여 있는 웅덩이가 신비감을 준다. 그래서인지 예부터 기우제를 지냈다 한다.

운석을 맞아 움푹 패인 모습의 시례 호박소, 손에 잘 잡히지도 않는 물이 영겁의 강을 건너 가장 강하다는 백옥의 화강암을 깎고 깎아서 신이 만든 작품처럼 빚어냈다.

그 한쪽 입수구에서 청류가 포말을 내며 떨어진다. 거대한 시공간이 빚어낸, 단순하지만 고차원적인 작품이다. 운석이라도 한방 맞은듯하다. 계곡물과 주변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한국의 명수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화강암 포트 홀(pothole)이면서도 가장 완벽한 형태의 아름다움이다.

호박소 앞에 시례라는 단어가 붙은 것은 가지산 옛이름이 실혜산(實惠山)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옛날에도 유명했던 모양이다. 동국여지승람에 호박소는 10여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로 인해 움푹 패인 못인데 방앗간에서 쓰는 절구의 일종인 호박(확)처럼 생겼다고 해 호박소라 불린다고 적었다. 그러나 문화해설사로 보이는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 2020년 6월까지 출입금지 됐다. 데크 전망대에서만 사진을 찍고 감상할 수 있다. 예상외로 깊어 익사사고가 잦은 것도 이유지만 보호가 필요할 만큼 훼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암반 곳곳에는 각석이 보인다. 춘향전을 기발하게 각색한 영화 방자전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피서객들은 호박소아래 흙탕물 웅덩이에 몰려앉아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밀양 백운산의 백호
천황산 케이블카를 타면서 북쪽으로 바라보면 백운산이 백호랑이 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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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연사에서 출발 한시간여만에 만나는 백운능선 산전체가 거대한 화강암으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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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가 암릉과 조화를 이뤄서 자라고 있는 백운산 정상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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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석을 맞은 듯한 모습의 시례 호박소, 손에 잘 잡히지도 않는 물이 영겁의 강을 건너 가장 강하다는 바위를 작품처럼 빚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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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계단을 오르는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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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산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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