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누군가에게 그립게 기억되기를
[월요단상] 누군가에게 그립게 기억되기를
  • 경남일보
  • 승인 2017.08.0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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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누구에게나 잊히지 않는 얼굴이 있다. 비슷한 이름을 듣기만 해도 그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고, 비슷한 음성만 들어도 그 사람의 얼굴을 생각하게 된다. 그 사람의 얼굴이 실제와는 상관없이 언제나 젊고 아름다운 가장 이상적인 얼굴이길 바란다. 아니, 주름살이 늘어갈수록 지금은 어떤 얼굴일까 보다는 그때의 그 얼굴로만 기억하되 또 그렇게 변하지 않는 얼굴만을 생각 하는지도 모른다.

누구나 아름답고 잘생긴 얼굴을 볼 때면 부럽다는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하다. 그 어떤 표현으로도 서술하거나 그릴 수 없는 그윽하고 정결한 얼굴을 가져 보았으면 하는 건 누구나의 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얼굴은 그 사람의 표현이요 품격이며 품위이다. 마음이 괴로울 땐 얼굴 표정도 흐리게 마련이고, 마음이 기쁠 땐 얼굴 표정도 맑아질 수밖에 없다. 인생을 슬기롭고 참되게 살아온 사람의 얼굴에는 어딘가 모를 향기를 풍기며 누군가에게는 잊히지 않을 그리움의 얼굴로 기억되지 않을까 한다.

우리 모두 이 세상에 온 이상 누군가의 가슴에 못 잊을 얼굴 하나로 기억할 수 있는 삶이 되도록 해야 한다. 가령 누구의 삶의 과정에서든 잊히지 않을 얼굴로, 결코 지워질 수 없는 자국이 되도록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살아가는 그 순간순간에 떠오르는 감미롭고 목마른 추억의 얼굴로써 은은한 미소를 풍겨줄 수 있는 그런 얼굴이 돼야 한다. 아니, 그 누군가의 일생에 소중한 의미로서 그 생애의 보석같이 아낌 받는 존재로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지워지지 않는 그런 얼굴이 되었으면 한다.

누구의 삶이든 그리움의 대상으로 떠올릴 수 있도록 포근한 미소로, 순수한 얼굴로 가꿀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가슴 아려오는 아픔의 향기로 아련히 사라지고 또 떠오르는, 가슴깊이 숨겨지는 비밀이고 싶은 그런 얼굴이길 되길 바라자. 더러는 가슴 한가운데 숨겨서 평생을 살아가고 싶은 그런 얼굴로 기억할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거기에다 추억이 눈빛 끝에 맺혀 은은히 풍겨나는 그런 얼굴이 되어 고독의 이름으로 감춰갖고 살아갈 수 있다면 더욱 좋으리라.

사람의 얼굴이야말로 품격이나 품위가 짓는 예술이고 개개인의 고유한 취향이나 특성이 창조하는 작품이다. 사노라면 가슴 또는 머릿속에 수많은 얼굴을 생각하고 그리워하며, 또 그 시절의 얼굴만을 간직한 채 가끔씩 꺼내보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우리 모두 그윽한 표정으로 누군가에게 그립게 기억되어야 한다. 진실로 말하자면 고독하고 쓸쓸할 때 가장 생각나는 사람으로 기억할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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