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대책 없다" 주민 반발…예정시간 못 채우고 파행
“나는 공항인근에 살면서 귀가 멀었다. 제발 우리 마을에 와서 한 시간만 비행기 소음을 체험해봐라.”
김해 불암동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한 여성 주민은 29일 오후 국토부 주관으로 김해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수립관련 사전주민설명회’에 참석해 국토부 관계자에게 성토했다.
부산 강서구에서 왔다는 70대 노인은 “공항 소음은 여름, 겨울 4계절 모두 다른데 소음이 적은 10월에 그것도 일주일만 측정해 대책을 세우겠다는 것은 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국토부가 신공항 건설에 앞서 김해에서 처음으로 주최한 ‘김해신공항 사전주민설명회’는 결국 파행으로 끝이 났다. 이날 설명회에는 평일임에도 불암동, 내외동, 회현동 등 소음 지역에 거주하는 35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주민들의 기대와 달리 국토부와 용역사 관계자들의 공항 건설 관련 설명이 30여분 간 이어지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주민들의 성토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주민들은 “우리는 공항이 어떻게 건설되는지 궁금한 게 아니라 지금도 겪고 있고 앞으로는 더 심해질 항공기 소음 대책을 들으러 왔다”고 반발했다.
이이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소음측정 과정에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른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설명회는 예정된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파행됐다.
이들은 “지역주민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호언장담했던 국토부가 최근 비행경로 변경에 대해 협의나 통보 없이 진행한 것은 신공항 건설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를 증명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대책위는 경남도에 대해서도 “김해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4가지 주요 현안을 국토부에 건의했다는데, 소음 해결을 주장하면서 3.8km 활주로 건설을 건의하는 것은 소음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소음피해와 향후 예측소음 피해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김해신공항건설 계획은 원점에서 재논의 돼야한다”고 밝혔다.
2026년 개항 예정인 김해신공항은 651만㎡인 현재 면적을 965만 3000㎡로 확장해 부대시설을 확충하고, 현재 2본인 활주로에 V자 형태로 3200m의 활주로를 추가 건설하는 것이다.
김해신공항이 개항하면 연간 30만회에 달하는 항공기들이 이·착륙하게 되며, 1분에 한 대꼴로 김해 상공을 통과하게 된다.
박준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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