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카 솔닛 "여혐, 페미니즘의 힘 방증"
리베카 솔닛 "여혐, 페미니즘의 힘 방증"
  • 연합뉴스
  • 승인 2017.09.0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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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스플레인’ 용어 유행시킨 작가, 기자 간담회 참석
“수천 년간 계속된 여성차별의 문제를 50년 사이에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좌절해서는 안 됩니다. 큰 그림을 볼 때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젊은 페미니스트들에게 우리가 승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여성들에게 시시콜콜하게 설명하려 하는 남성들의 모습을 지적한 ‘맨스플레인’(Man+explain)이란 말을 유행시킨 책 ‘남자들은 나를 자꾸 가르치려 한다’의 작가이자 환경·반핵·인권운동가인 리베카 솔닛(61)이 한국을 찾았다. 신간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창비 펴냄)와 ‘걷기의 인문학’(반비 펴냄) 출간을 기념해서다.

 ‘걷기의 인문학’은 걷는 사람과 걷는 모임, 걷는 장소들, 걷기의 형태와 종류, 걷기를 소재로 한 문학과 예술, 걷는 신체의 구조와 진화,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사회적 조건 등 걷기의 거의 모든 요소와 측면을 고찰하며 역사, 철학, 정치, 문학, 예술비평 등 광범위한 분야의 사유를 담았다.

 ‘남자들은…’의 후속작격인 ‘여자들은…’에서는 침묵 당하기를 거부하는 여성들, 남성 페미니스트, 여성혐오범죄, 강간에 대한 농담 등에 대한 에세이들을 모은 책이다.

 그는 25일 서울 서교동 창비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두 책 모두 저항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걷기의 인문학’은 실내에 국한된 활동을 하고 인터넷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현상에 저항하는 의미로 쓴 책입니다. ‘여자들은…’은 페미니스트 혁명에 있어 새 시대가 도래하는 상황 속에서 젊은 여성들에게 참여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쓴 책이에요. 영어에 ‘브레이킹 더 스토리’(breaking the story)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원래는 ‘속보를 전하다’라는 의미인데 저는 ‘브레이크’라는 단어에 주목해 ‘오래된 이야기들을 깨뜨린다’는 의미로 쓰기를 좋아합니다. 두 책 모두 오래된 스토리를 깨뜨린다는 점에서도 공통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행동하는 페미니스트 지식인’으로 평가받는 솔닛은 이날 간담회에서 최근 한국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는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강남역 살인사건’이나 여성 BJ에 대한 살해 위협 등 한국의 ‘여성 혐오’ 현상과 이에 대한 사회의 반응에 대한 질문을 받고 “어느 정도 들어서 알고 있다”면서 “페미니즘이 힘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여성 혐오’ 등에 대한 대응책으로 “사안을 정확하게 규정하고 올바른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페미니즘 운동이 그동안 많은 성과를 거둬왔음을 상기시켰다.

 솔닛은 한국의 젊은 페미니스트들에게 “우리가 승리하는 중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계속 우리의 수가 늘어나면 힘이 세질 겁니다. 제가 더 젊었던 시절에는 페미니즘 자체가 여성들이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규정됐죠. 하지만 성차별 문제 해결은 여성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해방이기도 합니다. 역사를 돌아봤을 때 우리는 계속 승리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연합뉴스



 
리베카 솔닛. /사진제공=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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