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잘못된 자신의 버릇
[월요단상] 잘못된 자신의 버릇
  • 경남일보
  • 승인 2017.09.0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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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살아가다보면 자신의 잘못된 버릇에 순간순간 놀라곤 한다. 그래서 그러한 버릇을 고치려고 애를 써보지만 끝내 그르칠 수밖에 없는, 이미 고정하기에 어려운 나쁜 생활 습관들. 아니 습관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버릇이 되었다고나 할까. 이는 스스로가 만든 다음 옥여 죄고 얽어매는 올무와 굴레가 되어버린 나머지 타고난 성품인양 자신의 생활 전체를 묶어 가두고, 그 틀 안에서 갈팡질팡 하며 생활하고 있는 건 아닐까?

마음 한번 다잡아 본다면 이러한 것을 못 고칠 것도 없는데, 잘 안 되는 건 무엇 때문일까? 진실로 말하자면 고쳐야겠다는 결심도 없었고, 그냥 막연하고 어정쩡한 생각뿐이었는지도 모른다. 좀 더 심각하게 고치길 마음먹었다 해도, 아무른 노력도 없이 몇 번 시도해보다가 귀찮다는 구실로 습관화된 자신의 나쁜 버릇으로 다시 돌아가 스스로 노예가 된 건 아닐까. 아니 결심다운 결심만 했다면 왜 못 고칠까마는, 사실 대범하지도 못하면서 성격이 좋은 척 자신의 버릇에 노예 되어 살아간다고나 할까.

모름지기 나쁜 버릇을 바로잡기는커녕 편안하게 사는 재미에 길들여져서 고치기 위한 노력이 귀찮아졌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스스로 길들여진 버릇에 갇혀 고쳐야겠다는 절실한 결심도 없었고, 그 결심대로 애써 보지도 못한 채 습관에 조정당하여 살아간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때로는 고치려고 노력을 해보지만 그러나 이런 작정 뒤에는 바로 쓴웃음만 짓는 자신의 버릇만 보이고, 끝내는 고치고 싶다는 마음이 전혀 없다는 또 하나의 자신만 발견하지 않을까 한다.

내 마음이 내 몸의 주인 노릇을 못하니 진실로 마음의 주인이 어찌 나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때그때의 순간적인 기분에 따라 행동하는 감정적 성질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며, 나 아닌 무엇에다 어디에다 핑계대고 싶어 하는 유치하고 졸렬한 면까지 갖추고 있는 건 아닐까? 이제는 남 탓으로, 직장 탓으로 아니면 정당화하기 위하여 나이가 많다는 핑계와 구실을 갖다 붙여서 책임을 지워버리는 일은 하지말자.

내 잘못은 그 누구의 탓도 아닌 오직 내 탓이라고 말할 수 있도록 하자. “누구에게나 한두 가지 나쁜 습관은 있게 마련이라면서” 스스로를 달래며 남과 같이 살아간다면 결국 자신의 습관에 설득당한 채 굳어진 자기의 버릇은 확고해져, 개선(改善)과 발전이 어찌 기대될 수 있으랴. 정말 작은 것 하나라도 고칠 수 없는 나다운 특징도 없다면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벗어나지 않고 누구나 느낄 수 있도록 친밀하고 정다운 인정의 향기만이라도 풍길 수 있어야 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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