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 양심과 함께할 때
지성이 양심과 함께할 때
  • 경남일보
  • 승인 2017.09.27 1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인간이라면 많은 지식과 지능을 갖춘 채 행동적 창조적 지성인이 되길 바란다. 인간의 지성은 빛이면서도 우리에게 나아갈 방향을 가르쳐 주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데 필요한 방식이나 수단까지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방향과 방법이 하나가 될 때 완전한 지식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만약 나아갈 길은 있고 방법이 없다면 목적 없는 수단과 같지 않을까 한다.

사회생활을 하는데 수단이나 방법이 되는 것 또한 인간의 지성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에게 뛰어나고 훌륭하다고 할 수 있는 지성도 모든 일에 다 능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지성은 사물을 조용히 바라다보고 진리나 실재를 인식하기도 하지만, 지난날의 생각 속에 현재의 분석과 앞날을 미리 내다보는 능력을 갖기도 한다. 또한 사실과 거짓을 판단하는 능력과 인간의 훌륭한 힘의 근원으로써 분석하고 옳고 그름을 평가하고 따져보고 또 생각하며 새로운 관념이나 개념을 구상한다고 볼 수 있다.

지성은 인간의 도구일지라도 어떤 목적에 봉사할 때 의미와 가치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지성은 지성보다 높은 빛과 가치와 덕에 이끌릴 때에 진정하고 위대한 빛과 힘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지성보다 더 높고 빛나는 것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어질고 너그러움의 성질로써 양심과 성실이요, 용기와 사랑이다. 지성은 덕성에 이끌릴 때 빛이 나타나기 때문에 지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덕성의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주장 할 수밖에 없는 것도 지성보다는 덕성이 더 위대하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지식인과 양식인의 차이라고 한다면 지성만 있는 사람을 지식과 교양을 갖춘 사람이라고 일컫기도 하고, 지성과 함께 어질고 너그러운 사람을 양식인 이라 일컫기도 한다. 물론 지식인이 되기는 쉽지만 돈 앞에 도덕적 의식도 잃은 채, 말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고 행동에 확실한 믿음이 없다면 어질고 너그러운 성질을 갖춘 양식 인이 되기는 어렵다. 인간의 가장 맑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양심의 소리다. 양심은 인간의 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고 볼 수 있다.

성실은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로 영혼을 일깨우는 길이기도 하지만, 지성이 양심과 함께할 때 양심의 소리는 도덕적, 윤리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인간적인 성품으로 변하기도 한다. 지성이 행동화되려면 신념과 용기의 덕이 요구되며, 또한 불의를 보고도 나서지 못하는 건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성실과 용기와 책임, 이것이 우리의 지성이 추구해야 할 어질고 너그러운 성질, 바로 덕성이기도 하다.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