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들빼기는 가을에 하얀색이나 노란색 꽃을 피운다. 길가에 그저 잡초처럼 핀다. 뿌리와 잎을 먹는 채소이다보니 꽃을 유심히 보는 경우가 없다. 꽃만 보아서는 그저 야생초려니 하고 만다. 자세히 보면 곱지 않은 꽃이 없다. 고들빼기도 꽃이 무척 곱다. 작은 톱니가 달린 꽃잎이 여러겹으로 옹기종기 모여있다. 노란수술 무리는 꽃잎 가운데 오똑하니 솟아있다. 가장자리가 자주색인 꽃받침이 비늘처럼 싸인 꽃봉오리는 피기 전부터 화려하다. 꽃이 질 때는 민들레 같은 솜방망이 모양의 홀씨가 핀다.
쌉싸롬한 잎과 뿌리는 쌈채소나 김치로 만들어 먹는다. 뿌리와 잎으로 담근 고들빼기 김치는 입맛 돌게 하는 매력이 있다. 고들빼기 김치는 손질에 공이 많이 들어가 ‘양반 아니면 못먹는다’는 말도 전해온다. 쓴맛을 빼느라 며칠 물에 담가두어야 김치를 담글 수 있는 이 야생초를 어찌 먹을 생각을 했을까. 18일자 경남일보에 실린 기사를 보면 발효차로 만들어 마시면 노화방지에도 좋다고 한다. 잡초처럼 무심히 핀 고들빼기 꽃을 보다보니 그 놈 참 용하다 싶다.
김지원 미디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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