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최강 '흙수저 똑순이'는 누구
드라마 속 최강 '흙수저 똑순이'는 누구
  • 연합뉴스
  • 승인 2017.10.2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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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라, 정소민, 신혜전, 채수빈은 드라마 속 '흙수저 똑순이'
영리하고 성실해도 돈에 치여 사는 여주인공 캐릭터 이어져
강소라, 정소민, 신혜선, 채수빈의 공통점은?
 
답은 드라마 속 ‘흙수저 똑순이’라는 것이다.
 
드라마가 잇따라 ‘흙수저 똑순이’ 여주인공을 내세워 ‘헬조선’의 풍경을 조명하고 있다.
 
옛날 같으면 ‘짠순이’라는 표현만으로도 족했을 캐릭터들인데, 이제는 ‘짠순이’만으로 설명이 안된다. 고학력이다. 똑똑하고 영리하다. 그럼에도 ‘흙수저’에 발목이 잡혀 살아야 한다. 그러한 ‘흙수저 똑순이’들이 500원도 아끼며 살아가는 모습이 화면을 채운다.
 
드라마의 결말은 제각각이다. 신데렐라 판타지도 있고, 꿋꿋한 자력 갱생기도 있다. 시청자들은 결말에 대한 궁금증으로 여주인공에 감정을 이입해 드라마를 따라간다.


◇ 정소민 - 월세 5만원 아끼려 결혼한 여자
정소민은 월세 5만원을 아끼고자 계약 결혼을 한 인물을 연기하고 있다. tvN 월화극 ‘이번 생은 처음이라’의 여주인공 윤지호.

윤지호는 서울대 국문과 출신의 작가 지망생이다. 하지만 현재는 백수다. 드라마 작가가 되고자 온갖 더러운 꼴 다 참아가며 보조작가로 버텼지만, 결국은 드라마 PD의 성폭행 미수가 결정타가 돼 “드라마 안 쓰겠다”고 짐 싸들고 나왔다.

돈이 없는 그는 월세 30만원을 내면서 ‘하우스 셰어’를 하며 살았지만, 보조작가마저 그만두게 되면서 돈 나올 구멍이 없어지자 ‘계약 결혼’을 감행했다. 고정적인 월세와 집안 관리를 해줄 사람이 필요한 집주인(이민기 분)과 뜻이 맞아 동거를 위한 가짜 결혼을 감행한 것. 이 결혼으로 윤지호가 얻은 이익은 월세 5만원이 깎인 것이고, 괜찮은 집에 싼 가격으로 살게 된 것이다.

다분히 드라마적인 설정에 코믹한 구성이지만, 이 비싼 서울 땅에서 내 몸 하나 편히 누일 공간이 없는 수많은 ‘흙수저’들에게는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 신혜선 - 2년간 열정페이 바쳤지만 금수저에 밀린 여자
신혜선은 아무리 아등바등해도 흙수저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인물을 맡았다. KBS 2TV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의 여주인공 서지안.

서지안은 정규직 입사를 위해서라면서 상사의 팬티까지 빨아줄 기세로 온몸을 바쳐 2년간 계약직으로 일했고, 모두가 성적 1등으로 그가 정규직이 될 것이라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막판에 낙하산 금수저에게 가볍게 정규직 채용 자리를 빼앗겼다. 2년간 밤낮없이 일하면서 상사 아들의 준비물을 위해 쓰레기통까지 뒤지고, 상사의 차를 대신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 손해배상금까지 내야 했지만 참았다.

평생 공부를 잘했고, 노력했고, 입사해서도 근면성실했지만 낙하산 금수저에게 밀리는 데는 몇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는 정규직 입사에 실패한 후 곧바로 동네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이런 서지안의 처지는 수많은 취업 준비생 흙수저들의 공감을 얻는다.

드라마는 그런 그가 하루아침에 재벌가 딸로 둔갑하는 이야기를 그렸지만, 금세 자신의 정체를 알아버린 서지안은 더 큰 지옥 속에 빠진 상태다.


◇ 강소라 - 고학력의 생계형 프리터족
강소라는 생계형 프리터족(특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젊은층을 일컫는 일본식 조어)을 연기 중이다. tvN 주말극 ‘변혁의 사랑’의 여주인공 백준. 고학력에 고스펙을 자랑하지만 취직의 문을 두드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프리터족을 택한 인물이다.

번듯한 대학 나왔고, 조건도 재능도 하나 빠지지 않지만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각고의 노력으로 스펙을 쌓아서 대기업 단기 인턴을 했으나, 더 이상의 스펙쌓기는 무의미하다 판단하고 그때부터 생계형 프리터족으로 살아가고 있다. 스펙을 위해 돈을 쓰느니 그 돈을 모으겠다는 생각이다.

건강주스 배달, 피로연 서빙, 공사장 일용직, 호텔 메이트 등 닥치는 대로 24시간을 쪼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간다. 뭐든 똑부러지게 해내니 여기저기서 일을 맡기려고 한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 콤플렉스 같은 것은 없다. 언제나 밝고 당당하다.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살아도 돈은 늘 없다. 옥탑방 신세에, 엄마와 가족은 늘 돈을 부탁한다. 엄마가 다급하게 1천만원을 부탁해서 적금을 깨러 은행에 갔는데 겨우 300만원 뿐이다. 아무리 열등감이 없다고 해도 백준의 씩씩한 삶에 뾰족한 희망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 채수빈 - 1억 모아 헬조선 뜨겠다는 여자
채수빈도 24시간을 쪼개 일하는, 생활력 강한 흙수저를 연기했다. 지난달 23일 끝난 KBS 2TV ‘최강 배달꾼’의 여주인공 이단아. 낮에는 중국집 배달부로, 남자들도 힘든 오토바이를 곡예 운전하며 여기저기 배달을 다녔고 새벽에는 영어학원을 청소했다.

이단아의 목표는 1억원을 모아서 헬조선을 뜨는 것. 이를 위해 영어를 부지런히 공부했고, 하루빨리 희망없는 한국을 떠 미국으로 갈 날만 꼽으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입는 데도, 꾸미는 데도 전혀 관심이 없었고 오로지 돈을 모아 ‘성공의 땅’으로 가는 게 목표였다. 미국에 가면 흙수저라 차별받지 않고, 못 배웠다고 무시당하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드라마는 그가 헬조선을 뜨지 않고, 사랑하는 이들과 자력갱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막을 내렸다. 영리한 똑순이 이단아가 사랑도 일도 쟁취하는 것을 보여주며 희망을 안겨줬다. 


◇ 박하선 - 반지하 자취방에 사는 학원 강사
모두가 공무원이 되겠다는 시대, 박하선은 공무원 학원계의 초보 국어 강사를 연기했다. 지난해 10월 막을 내린 tvN ‘혼술남녀’의 여주인공 박하나.

남들이 보기에는 번듯한 직장이 있는 듯하지만, 알고 보면 무한 경쟁 학원가에서 수강생 수에 발목이 잡혀 살아가는 파리 목숨의 처량한 신세다. 반지하 자취방에서 캔맥주와 과자로 스트레스를 풀며 혹시라도 학원에서 잘릴까 봐 노심초사다.

실력 없다고, 수강생 없다고 온갖 구박과 멸시를 받지만 박하나는 순수하고 착한 마음과 생존의지로 버텨나갔다.

드라마는 박하나가 결국 학원가 최고 강사이자 안하무인이었던 진정석(하석진)을 변화시키고 그와 연인이 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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