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인평초, 5학년 신문활용수업 참여 열기
통영 인평초, 5학년 신문활용수업 참여 열기
  • 김지원
  • 승인 2017.11.12 23: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지역 소녀상 이름은 ‘정의비’래요”
통영 인평초등학교는 NIE수업을 열고 일본군 위안부 기사 읽고 UN탄원엽서 쓰기 활동을 가졌다.
통영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정의비’가 있다. 지난 2013년 세워진 이 기림비는 위안부 기림비를 생각할 때 누구나 떠올리는 ‘평화의 소녀상’과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 9일 통영 인평초등학교(교장 김보상)에서 ‘정의비’가 왜 다른 모습을 띄고 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세워졌는지에 대한 특별한 수업이 열렸다. 이번 수업은 교과서를 통해서 하는 수업이 아니라 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고 새로운 사실을 배우는 NIE(Newspaper In Education)수업으로 진행됐다.

이날 수업에는 경남일보가 경상남도지역신문발전기금을 통해 기획취재한 ‘역사페이지 소녀와 할머니’ 2편 ‘통영 정의비’(11월9일자) 기사가 ‘교과서’로 활용됐다.

인평초등학교 5학년 47명은 이날 도서관에서 진행된 수업을 통해 신문의 제작과정에 대해 학습하고, 신문기자와 방송기자의 차이점 등을 알게 됐다. 이어서 당일 신문에 실린 기획기사를 통해 ‘통영 정의비’에 대한 이야기를 배웠다. 학생들은 기사를 통해 정의비를 위한 시민모금 과정과, 정의비의 디자인에 대한 설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의비를 실제로 가보았던 학생들도 신문에 실린 새로운 ‘정의비’ 이야기에 흥미를 보였다. 학생들은 또 통영지역에 생존해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득 할머니의 생애에 대한 내용도 배우는 등 교과서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관한 내용을 신문기사를 통해 생생하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기사와 관련한 의미있는 활동시간이 펼쳐졌다. 2016년 5월부터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 등재가 지난달 31일 ‘보류’ 판정을 받았다. 학생들은 기사에 실린 이 내용을 읽고 유엔에 보내는 탄원엽서 만들기에 동참하기로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대해 일본의 진심어린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탄원엽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함께하는 통영거제 시민모임’에서 2010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올해 5차로 유엔에 탄원엽서를 보낼 예정이다.

 
UN탄원엽서에 쓸 내용을 연습장에 미리 연습해보고 있는 학생들.
UN탄원 엽서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적고 있는 학생들.


학생들은 통영거제시민모임에서 제공받은 유엔 탄원 엽서에 저마다 전하고 싶은 사연을 적어 제출했다. 엽서에 적을 글이나 그림을 연습장에 미리 써보면서 정성들여 작성한 엽서는 통영거제시민모임 우편으로 발송하게 된다.

학생들은 “뭘 쓸까요” “그림 그려도 되나요” 라며 망설이던 것과 달리 유엔 탄원엽서에 “할머니들의 인생을 빼앗아간 일본에게 할머니들께서 사죄를 기다립니다” “위안부 기록물을 유네스코에 등록해주세요” 등의 내용을 반듯하게 적어냈다.

수업에 참가한 최소은 학생은 “우리 지역 통영에 계시는 김복득 할머니께 일본이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우리의 마음이 유엔에 꼭 전해졌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1시간짜리 짧은 수업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학습할 수는 없었지만 통영지역에는 정의비라는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가 있다는 사실과 일본의 사죄를 기다리고 있는 김복득 할머니의 생애를 배울 수 있는 수업이 됐다.

이번 NIE수업 프로그램을 담당한 현재우 교사는 “오늘 발간된 신문에 실린 우리 지역 김복득 할머니의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이 멀게만 느껴졌던 역사적 진실을 마주하는 경험을 제공해주었다”며 수업 소감을 밝혔다.

수업을 참관한 김보상 교장은 “우리도 잘 몰랐던 우리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교육의 미래를 본다” 면서 신문기사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이해하고 활용하는 NIE 수업에 관심을 보였다.

한 편의 신문기사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이야기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대해 학습한 학생들은 교과서와 다른 생생한 교육자료로 신문에 대해 알게 됐다. 기사를 읽고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로 끌려갔다는 사실, 피해를 겪고 돌아온 김복득 할머니가 피해자 등록을 하고, 피해사실에 대해 당당하게 증언 한 이야기를 알게 됐고, 일본의 보상금을 거절한 이야기와 통영지역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까지 기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학생들은 위안부의 아픈 역사를 공감하고, 할머니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일본이 사과를 빨리 해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경남도교육청 초등교육과 원기복 과장은 “공감 능력이야말로 미래를 살아가야 할 우리 어린이들이 반드시 가져야 할 능력”이라고 말하며 이 날의 교육활동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김지원기자 gnnews@gnnews.co.kr


 
인평초 학생들이 쓴 UN탄원 엽서.


 
NIE는 신문에 실리는 다양한 보도와 사설 등 칼럼을 활용해 교육적 효과를 높이는 모든 학습활동을 말한다. Newspaper In Education의 머릿글자를 따서 ‘NIE’라고 쓴다. 교육현장이나 가정에서도 가능한 신문을 활용한 교육이다. 기존 교과서의 내용을 학습하는 교육방법과 달리 매일매일 새로운 뉴스가 보도되는 ‘살아있는 교과서’인 신문을 활용해 열린교육을 펼치는 학습활동이다. NIE는 교과와 연계해 학습효과를 높이고, 신문읽기 능력을 키워 사고력을 강화하며 언어능력을 향상시킨다. 빠른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정보활용능력과 창의성을 키우는 효과도 얻을 수 있고, 현실을 반영하는 신문을 읽고 이해하면서 학생들의 사회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신문은 항상 새로운 뉴스거리로 지속적으로 읽을 거리를 제공하는 교재로 수업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