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수거함 제역할은 커녕 흉물 둔갑
의류수거함 제역할은 커녕 흉물 둔갑
  • 임명진
  • 승인 2017.12.13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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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당시 전국 설치 붐…관리 안돼 민원 속출
헌 옷을 수거해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취지로 도심 곳곳에 설치된 의류 수거함이 갈수록 처치곤란한 ‘계륵’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17일 진주시 등에 따르면 의류 수거함은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헌 옷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취지로 전국적으로 설치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민간 차원에서 동네마다 무분별하게 설치되면서 그 수가 급격히 늘어 각종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제대로 관리되지 못해 흉물로 방치되거나 일부는 보행자 통행까지 지장을 주는 등의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의류 수거함의 설치와 관리에 관한 별다른 운영 기준이 없다는 데 있다.

진주지역에는 지난해 기준 1000여 개 상당의 의류 수거함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부분 몇몇 단체와 개인이 설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설치 장소와 규격, 디자인이 제각각이다.

진주시는 잇따른 민원으로 올해에만 70여 개의 의류 수거함을 강제로 철거했다.

시 관계자는 “일부 수거함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면서 주변이 쓰레기 무단투기 장소로 변질돼 인근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민원은 매년 되풀이 되고 있지만 마땅한 근절 방안이 없다.

시 관계자는 “기존에 설치돼 있는 의류수거함의 경우 개인 재산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면서 “우선적으로 관리 상태가 좋지 못한 수거함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의류 수거함이 도로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채 불법으로 도로를 점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심광영 진주시의원은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공공의 목적이 법을 위반해서는 안된다”면서 ”특히 공익이 아닌 개인의 영리목적을 위해 임의로 설치된 것 또한 적지 않다. 지자체 차원에서 체계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류 수거함의 문제는 비단 진주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부 조례를 제정하거나 지자체 차원에서 관리에 나서는 지자체도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거창군은 무단으로 설치된 수거함이 쓰레기 불법 투기를 유발하고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등의 문제를 야기하자 지난 2014년 거창군 헌옷 수거함 관리 및 재활용 촉진 조례를 시행하고 있다.

사천시는 올해 2월 사천시 의류수거함 관리 및 헌옷 재활용 촉진조례를 제정했다. 사천시는 오는 21일부터 불법으로 설치된 의류수거함에 대해 일제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진주시 상평동 일원에 설치돼 있는 의류 수거함이 전단지와 생활 쓰레기로 뒤덮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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