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외모에 일상대화 척척…개발사 "상상력 갖게할 것"
개발사인 핸슨 로보틱스는 자기인식과 상상력을 갖는 등 인간 수준으로 진화시키겠다는 목표지만, 윤리적·사회적 논란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30일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지능정보산업협회가 주최한 ‘4차 산업혁명, 로봇 소피아에게 묻다’ 콘퍼런스가 열린 가운데 소피아는 대화 능력 외에 다양한 감정 표현으로 시선을 모았다.
대화 중간중간 미소를 지었고, 강조하고 싶은 문장을 얘기할 때는 정면을 똑바로 보면서 얘기했다.
대화 능력은 자연스러웠다. 영어로 이뤄진 대화에서 질문에 빠르게 반응했다. 한국어로 “안녕하세요”와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부분 답변은 잘 준비된 듯한 인상이었다. 이번 토론을 위해 핸슨 로보틱스 측은 2주 전에 주요 주제와 키워드를 전달받고 소피아에게 사전 학습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소피아의 대화 능력은 AI 챗봇을 기반으로 해 일상 대화는 즉석에서 가능하지만, 깊이 있는 토론은 학습이 필요하다는 게 개발사 측의 설명이다.
다만 이날 행사장에서 걸어 다니는 소피아를 볼 수는 없었다. 한복 치마를 입긴 했지만, 상체만 있을 뿐 두 다리는 없었다.
핸슨 로보틱스가 최근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8’에서 두 발로 걷는 소피아를 공개하긴 했지만,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다.
핸슨 로보틱스의 데이비드 핸슨 대표(CEO)는 “배터리를 이용해 보행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현재는 2시간 동안 보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핸슨 대표는 지난 2005년 카이스트의 휴머노이드 로봇 ‘알버트 휴보’ 개발에 참여한 인연이 있다.
핸슨 로보틱스는 소피아 외에 이미 엔터테인먼트용, 서비스용 로봇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아인슈타인 미니 로봇을 시중가 999달러(한화 약 107만원)에 내놓기도 했다. 의료용과 연구용으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이탈리아에서는 소피아의 자매 로봇이 자폐증 어린이 환자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올해는 소피아의 아시아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핸슨 로보틱스의 최종 목표는 슈퍼 인텔리전스(지능)를 가진, 살아있는 로봇이다. AI에 인지능력과 상상력을 부여해 인간 같은 로봇을 만드는 것이다.
핸슨 대표는 “천재 기계(Genius Machines)가 우리의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로봇이 상상력을 갖게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로봇에 생명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며 “로봇이 창의적이고, 자기 자신을 인식하게 하는 목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핸슨 대표는 “AI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AI 로봇도 인격체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봇을 통제해야 안전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것은 지능을 가진 생물체를 종으로 부리기 위해 우리(cage)에 가두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지능을 가진 기계를 통제하기만 한다면 비윤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소피아는 이미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로봇 최초로 시민권을 받았고, 패션잡지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작년 7월 로봇에게도 전자적 인격체의 지위를 부여토록 하는 로봇기본법이 발의된 상태다.
대표 발의자이자 소피아를 한국에 초청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로봇의 보편화에 따른 사회적 수용 과정에서 발생할, 다양한 문제에 어떻게 대비하느냐가 대한민국이 21세기를 선도할 수 있을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대한민국과 서울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을 연결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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