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밭을 헤맨 고양이들’연재 마친 박주원 작가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연재 마친 박주원 작가
  • 김귀현
  • 승인 2018.04.01 1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시대 ‘여성’의 정체성과 생애 담아내"
본보 문화면을 통해 지난 2015년 10월 15일부터 소통해오던 소설가 박주원 씨의 연재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이 613회를 끝으로 연재를 마쳤다. 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은 30여 년전 탄생했던 단편 작품을 다시 써낸 작품이다. 소설은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저항하는 여성의 생애이자 여성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를 그려냈다. 원고지 4300여 장의 분량에서 키 높은 갈대들은 걸음마다 걸림돌이다. 그러나 오늘도 ‘고양이들’은 갈밭에서 걷고 있다.

다음은 2년 여간의 연재를 마감한 소설가 박주원 씨와의 일문일답.

-613회까지 연재를 마친 소회는.

▲짐을 벗은 것 같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적절한 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글 쓰는 사람이라는 정신에 의지하는 시간들이었다. 지금은 샛길로 나서, 다시 새 길을 찾아나서야 하는 새로움과 동시에 벗어난 길에 대한 아련한 미련이 남아있다.

그동안 지면 뿐만 아니라 인터넷으로 소설을 찾아 읽는다는 분들과 ‘소설 보는 재미로 신문을 본다’는 독자들의 감상을 받았다. 연재가 끝난 날 문협 인사들이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 왔다. 마음이 가벼우면서도, 어느 정도의 향수가 교차한다.

-30여 년전 작품을 오랜 시간 개작해 선보였다. 시작과 끝에서 차이점이 있다면.

▲단편 두 편을 썼었다. 그 중 한 편은 진주문협 입회작품이 됐다. 당시 선배에게 작품을 보이고 ‘좀 더 익혀보라’는 조언을 얻었다. 오랜 시간 동안 작품에 공을 들이면서, 행간과 행간에 엄청난 것이 들어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곧 내 주변의 이야기였다. 멀리 갈 것이 아니라 언니들, 고모, 할머니 등 뭔가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여성들의 고군분투를 담았다. 때로는 저항이었고 때로는 인정이었다. 주인공 역시 왜소한 환경적 요인에서 단단한 성품이 만들어졌다. 단편일 적 환경적 요인에서 만들어진 ‘여성’의 굴곡진 생애와 저항 정신에 무게를 뒀다면 개작하는 과정에서는 인생을 해석하는 시야나 각도가 넓어졌다.

저항의 정신은 여전하지만, ‘엄마보다 못한 여자’가 되어가는 우리네 여성의 살아가는 이야기에 집중했다. 주는 여성의 자구적 노력, 성숙이다.

-박주원 작가가 보는 ‘미투’ 운동은.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 기울어진 추가 상승되어야 할 것은 분명하다. ‘미투’는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뜻이지 않나. 여자들이 깃발을 든 셈이다. 더러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고는 하나, 개선을 위한 발걸음이다. 순환하고 변화하는 과정의 일환이자 큰 흐름이라고 본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그 이후는.

▲단행본 출간에는 시일이 필요하다. 우선 이달 ‘월간문학’에서 단편인 ‘그을린 여자’가 게재됐다. 여성은 대지의 든든함을 갖고 있으면서도 더부살이하듯 대접 받지 못했다. 특히 출산을 못하면 흠이 됐다. 주인공은 난임 여성이다. 유학파이자 영어학원 강사면서도 지독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다. 이로 인해 펼쳐지는 ‘나’의 길찾기가 주 소재다. 여성의 정체성에 대해 깨닫는 이야기다. 이후 새 작품에서는 영적 소재를 다루고자 한다. 현실보다는 의식 세계를 다루고 싶다.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스쳐 지나가는, 흥미 위주의 이야기보다는 두뇌에서 가슴으로 내려 앉아 승화시킬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생활에 윤활유나 지침이 되는 것들. 시대의 흐름은 막을 수 없지만, 종이로 나온 책을 읽지 않는 세태가 아쉽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더불어 1회부터 613회까지 지면을 스크랩한 남편을 비롯해 전 독자들의 관심과 애정에 감사드린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본보를 통해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연재를 마감한 박주원 작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