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만 귀한 세상…선생님은 힘들다
내 자식만 귀한 세상…선생님은 힘들다
  • 정희성
  • 승인 2018.05.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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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작년 34건 교권침해 상담…학부모에 의한 피해 최다
도내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 A씨의 ‘자식사랑’은 유별나다. A씨는 학교를 수시로 찾아오는 것도 모자라 밤낮 구분 없이 교사들에게 문자를 보내 괴롭혔다. 또 학생들끼리 ‘잡기놀이’를 한 것을 학교폭력이라고 주장하며 학교폭력위원회를 열 것을 강요했다. 최종적으로 학교폭력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A씨의 계속된 문자로 교사들은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고등학생인 B군은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킨 자신을 지도한 담임교사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 화를 참지 못한 B군은 난동을 피우고 욕설과 함께 바닥에 침을 뱉고 심지어 흉기로 위협하기도 했다.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손목에 멍이 들었다. 하지만 학부모는 학생의 난동 사실을 알고도 교사의 지도가 과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교권침해로 상담을 받는 사례가 최근 10년 사이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특히 과도한 자식사랑으로 인한 학부모의 의한 교권침해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가 10일 발표한 ‘2017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 사례는 508건이었다. 2016년 572건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지만 10년 전인 2007년(204건)과 비교하면 2.5배 수준이다.

경남의 경우 지난해 교권침해로 받은 상담사례는 34건이었다. 2016년보다 4건이 늘었다. 상담사례 34건을 침해 주체별로 살펴보면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15건(44.12%)으로 가장 많았고, 교직원에 의한 피해가 8건(23.53%)으로 뒤를 이었다.

그 다음으로 인사권(6건·17.65%), 학생(4건·11.76%), 제3자(1건·2.94%)에 의한 피해 순이었다. 학부모에 의한 피해 가운데서는 ‘학생지도’가 원인이 된 사례가 많았다.

전국적으로도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267건(52.56%)으로 절반이상을 차지했으며 상담사례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경기도(161건)였으며 경남은 34건으로 17개 시·도 중 5번째로 교권침해가 많았다.

교총은 현행 ‘교원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 여전히 교원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해 이런 결과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에는 교권침해 학생에 대한 징계조치를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교사들의 열정과 노력을 정당하게 보호하고 교권침해를 줄일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는 교원지위법 등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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