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감이 주는 선물
[농업이야기] 감이 주는 선물
  • 박성민
  • 승인 2018.09.09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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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주홍 빛깔의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는 우리 농촌 마을의 경관을 이루는 데 빼 놓을 수 없는 소재였다. 익어가는 감을 보면서 마음에 편안함과 풍요로운 느낌이 지금도 여전한 것은 감나무가 오랜 옛날부터 우리나라에 재배되어 왔고 우리 국민의 정서와 잘 어울렸기 때문일 것이다. 감 재배 기록은 고려시대 의약서인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 1236년)’이 처음이라고 하나 실제 재배는 훨씬 이전부터인 걸로 추정되고 있다.

4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시골에서는 감꽃이 어린이들에게 목걸이, 꽃반지, 팔찌 등의 놀잇감이었고 간식거리가 되기도 하였다. 가을에 주황으로 붉게 물든 감나무는 아름다운 마을 풍경을 제공하고, 수확 후에도 까치밥으로 남겨진 감들은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왔던 우리 조상들의 넉넉한 인심의 표현이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엔 농촌에서 감나무가 줄어들고 사람들이 감과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빨리, 쉽게 먹을 수 있는 과실을 좋아하는 추세여서, 감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었던 과실, 심신을 편하게 해주었던 감의 가치를 알았으면 하는 바람을 해본다.

감은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기능성 물질의 저장고이다. 특히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다. 비타민 A는 피부의 재생 및 기능 유지로 노화방지, 항산화 효과로 심장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시대에 현대인의 눈의 피로회복에 특히 유용한 성분이다. 감 한 개(200g)를 먹으면 하루 비타민 A 필요량의 3분의 2을 섭취하게 된다. 비타민 C는 면역력, 빈혈 및 식욕 부진 방지, 항산화 효과를 지니는데, 감기에 걸리기 쉬운 환절기와 겨울에 꼭 필요한 영양소다. 이러한 비타민 C가 감(생과) 100g에 약 50㎎ 이상 함유돼 있으므로 하루에 200g 감 한 개로 성인의 비타민C 1일 권장량(100㎎)을 충족시킬 수 있다. 또한 풍부한 식이섬유는 당뇨병 및 동맥경화, 관상동맥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 이외에도 엽산, 비타민 B1, B2, 타닌 등 기능성 물질들이 많아 감은 살아있는 천연 영양제라 할 수 있다.

이제 무더위가 거의 지나가고 가을이 오고 있다. 익어가는 감을 보면서 그리고 감을 먹으면서 감과 더불어 살아온 우리 조상들이 가졌던 정감을 느껴보자. 그 속에서 바쁜 일상을 잊고 편안한 마음으로 피로를 풀어보자. 그러면 감은 많은 이로운 것들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고 갈 것이다.



/최성태 경남도농업기술원 단감연구소 농학박사

 
최성태 경남도농업기술원 단감연구소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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