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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의 박물관 편지<19>ZUIDERZEE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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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2  02: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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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엥크하위젠 도시 전경. 과거 어업중심지에서 요트 등 수상레저의 메카로 자리매김 했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엥크하위젠(Enkhuizen)행 기차를 탔다. 종점행 기차를 탔더니 플랫폼에 들어설 때마다 네덜란드어로 흘러나오는 안내방송에 귀 기울이지 않아도 되어 한 껏 여유가 생겼다. 과거 엥크하위젠은 ‘하링 마을’로 불렸다. 하링은 네덜란드 사람들이 즐겨먹는 청어절임으로 다진 양파와 피클을 곁들여 먹거나 빵 사이에 생선을 끼워먹는 네덜란드 전통음식이자 건강식이다. 엥크하위젠은 한 때 청어가 가장 많이 잡히는 마을 중 하나였다. 그러나 현재 이 지역은 바닷가 마을이 아닌 호수마을로 변모했다.
 

   
▲ 네덜란드식 청어절임 하링(Herring).


엥크하위젠이 위치한 북부 네덜란드는 해안선 주변이 많은 간척지로 이루어져 있다. ‘신은 세상을 만들었지만 네덜란드는 네덜란드인이 만들었다‘라는 말은 수 세기 전 네덜란드 지도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네덜란드인들은 오랫동안 물과의 전쟁을 치뤘다. 잦은 홍수를 겪으며 끊임없이 물과 대항했던 네덜란드는 자연과의 싸움에서 터득한 끈기와 강인함을 발판삼아 전 세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네덜란드 지도에서 북쪽 지역을 살펴보면 바다위에 땅과 땅을 이어주는 얇고 긴 선을 찾아 볼 수 있는데, 그 선이 바로 방조제다.

   
▲ 과거 네덜란드와 오늘날의 네덜란드. 전 국토의 1/4이 해수면 보다 낮은 네덜란드는 간척사업과 댐 건설 으로 바다를 땅으로 만들어 오늘날의 모습을 갖췄다.

기원이 시작될 무렵 현재 엥크하위젠과 그 일대는 아이셀미에르(Ijsselmeer) 라는 호수를 중심으로 형성된 지역이었다. 그곳에 정착하고 있던 로마인들은 이 호수를 플레보(Flevo) 호수라고 불렀다. 이후 838년에 불어 닥친 큰 태풍으로 인해 호수 근처의 땅들이 많이 씻겨 내려 갔는데 그 결과 호수의 면적이 대폭 넓어지면서 ‘큰 호수’라는 뜻의 알메르(Almere)로 호수 이름이 바뀌었다. 그러다가 1150년과 1200년 사이에 폭풍으로 인한 큰 조류로 땅에 큰 구멍이 생겼고 지금의 Zuiderzee가 형성되었다. Zuiderzee는 ‘남쪽 바다’를 의미하는 네덜란드어로, 이 명칭은 바다의 북쪽 지역인 프리슬란드(Friesland)에서 유래됐다.

이 지역 일대는 상대적으로 물이 얕았지만 1916년 발생했던 대홍수 같은 재앙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냈다. 네덜란드는 더 이상의 자연재해를 막기 위해 북쪽 지역과 프리슬란드 사이를 연결하는 방조제 설치 프로젝트에 착수 했는데 이것이 자우더르 간척사업이다. 간척사업이 시작된 후 3년만인 1932년 5월 방조제(Afsluitdijk)가 완공되었는데 이것은 우리나라 새만금 방조제(33㎞)이전까지 세계 최장의 방조제였다.
   
▲ 프리슬란드를 기준으로 남쪽에 위치한 바다라는 뜻의 Zuiderzee. 3년간의 간척사업을 통해 바다는 호수가 되었고 땅이 만들어져 이 지역에 살고 있던 주민들의 삶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방조제로 인해 Zuiderzee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 졌는데 아래쪽은 아이셀미에르(IJsselmeer)라고 불리는 호수가 되었고 방조제의 윗쪽은 바다로 남게 됐다. 방조제 건설은 자연재해를 막기 위해 자연을 상대로 한 인간의 끈질긴 투쟁이었고 그 중심에 네덜란드인들이 있었다.

Zuiderzee가 방조제로 막히면서 해수는 담수가 되고 바다가 땅이 되면서 어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의 생활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라질 어업문화가 박물관에 보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물관은 이 지역의 역사를 한 곳에 담기 위해 꼭 필요 했다. 이것은 곧 바우마(S.J.Bouma)라는 한 건축가를 통해 실현되기 시작했고 1950년 엥크하위젠에 Zuiderzee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 야외 박물관 전경. 140여채의 오래된 집들과 전통 어촌마을이 재현되어져 있다.
   
▲ 야외 박물관에 전시되어있는 각종 선박들. 어촌 마을 전체를 그대로 재현해 내어 살아숨쉬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Zuiderzee 박물관은 실내 박물관과 야외 박물관 두 곳으로 이루어져 있다. 야외 박물관은 실내전시와 설명만으로는 알기 부족한 이 지역 사람들의 생활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실내 박물관 설립 후 추가적으로 만들어졌다. 야외 박물관 입구까지는 엥크하위젠역 근처 선착장에서 수시로 운행하는 페리를 탑승하면 쉽게 도착할 수 있다. 야외 박물관은 우리나라의 민속촌을 떠올리게 하는데 어업을 생계수단으로 삼았던 네덜란드 북쪽 지역민들의 삶의 가까이에서 살펴 볼 수 있다.
   
▲ 네덜란드 전통 여성용 모자. 각 지역마다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오래된 집들과 함께 이곳 지역 주민들의 당시 복장과 생활모습 그대로를 재현해 보이고 있어서 꼭 과거를 여행하는 하는 기분이 든다. 방문객들은 1880년대부터 1932년 사이 네덜란드 어촌의 삶과 물건들을 체험 할 수 있다. 과거 Zuiderzee 지역 일대를 생활터전으로 삼았던 사람들은 어업관련일이 소득의 가장 큰 부분 이었다. 박물관의 자원봉사자들은 어업에 이용했던 그물의 제작과 유지보수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박물관의 작은 항구에는 다양한 선박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해양 역사를 파악할 수 있으며, 선박내부 또한 관람이 가능하다. 실내 박물관에서는 Zuidezee 지역 사람들의 생활 뿐 만 아니라 네덜란드 사람들의 전통 복장, 음식문화 등 다양한 부분에 초점을 맞춰 전시하고 있다.

풍부한 물은 네덜란드인들이 그들의 삶을 영유 하는데에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네덜란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제방, 간척지, 풍차들은 한편으론 물과 끊임없이 싸워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Zuiderzee박물관은 이러한 싸움에서 잃어버리게 될 옛 모습을 살아 숨쉬도록 담아둠과 동시에 현대 디자인, 패션, 사진 등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며 바다가 제방으로 막힌 다음시대의 역사를 이어 가고 있다.



주소: Wierdijk 12-22, 1601LA, Enkhuizen, 네덜란드

운영시간: 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야외박물관:10월 말까지)

홈페이지: https://www.zuiderzeemuseum.nl/

입장료: 성인 16유로, 학생 1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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