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감성과 인성이 답이다
[교육칼럼] 감성과 인성이 답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8.10.0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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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택(前 창원교육장)
교육에 몸담은 이라면 자신이 가르치는 교육과정이 미래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 것인지를 반문할 때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적 고뇌는 교원은 말할 것도 없고 학부모도 응당 감당해야 하는 몫이어야 한다.

오늘의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예측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간단하지 않다. 먼 훗날에나 일어날 것 같은 영화 같은 상상도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로봇이 인간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일들이 가능해졌으며, 의생명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을 계속 늘려가고 있어서 다가올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무척 궁금하다. 한편, 과학적이고 도구적인 방법으로 편리함은 극대화하겠지만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 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도 없지 않아서 불안도 점증한다. 아무튼 과학문명은 그 자체의 힘만으로도 멈추지 않고 계속 발달해 갈 것인데 그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무엇을 준비해 주어야 할 것인가? 필자는 그 답을 따뜻한 감성과 바른 인성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성과 인성은 성장기에 길러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아이들의 감성은 메마르고 인성은 삭막해지고 있다. 선한 감정을 자극하여 흘리는 아름다운 눈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배고파서 우는 아이는 없어야 하지만 친구와의 우정이나 동기간의 우애로 인한 눈물은 많을수록 좋은 것 아닌가? 우리 아이들이 이웃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느끼고 눈물을 흘려본 경험을 해봤을까? 드라마나 영화, 책을 읽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려본 아이는 또 얼마나 될까? 자기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떼를 쓰는 눈물, 억울함을 당해서 흘리는 눈물은 있어도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는 순수 눈물은 메마른 것 같다. 눈물이 메말라가는 것만큼 세상은 삭막해진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은 기쁨을 만들고 감동의 웃음을 충분히 맛보고 있는가? 친구와의 깊은 우정이 만들어낸 유쾌 발랄한 웃음을 맛보고 있을까? 부모를 기쁘게 해드리고, 동기들과의 아름다운 우애로 가족의 즐거움을 만들어서 한껏 웃어 봤을까? 몰입과 열정으로 공부하여 성취감과 희열을 맛본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니 감사할 일이 많음을 깨달은 적이 몇 번이나 있을까? 아닌 것 같다. 유치하고 자극적인 웃음은 있어도 따뜻하고 흐뭇한 웃음을 맛보면서 성장하는 것 같지 않아서 걱정이다. 웃음이 사라지면 참된 행복은 찾아오지 않는다.

이제는 감성과 인성을 기르는 교육에 힘써야 한다. 감성과 인성은 나중에 길러도 되는 것이 아니다. 성장의 과정에서 몸으로 체득하고 행동해야만 길러지는 것이다. 어릴 적 만져본 새싹의 느낌, 아름다운 꽃향기, 산새의 지저귐과 바위틈에서 엿보는 다람쥐의 눈빛은 우리 마음의 일부분이 된다. 어려운 이웃을 동정하고 조용히 손을 잡아주면 내 마음은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이끌어주는 것 같은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 있다. 정직이나 질서를 지켜서 맛본 칭찬이나, 예절 바른 행동을 하고 부모를 기쁘게 해드려서 얻은 즐거움은 삶의 푯대가 되기도 하고 인생관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공부만 잘 하면 모든 것이 허용되고, 성적만 좋으면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처럼 자라게 해서는 안 된다. 아름답고 따뜻한 정서를 함양하는 감성교육, 사람의 도리와 삶의 바른 태도를 터득하는 인성교육에 힘써야 한다. 이것이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이 부딪히게 될 수많은 문제의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임성택(前 창원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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