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의 경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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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8.11.2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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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로봇 기술을 가지고 있는 '파낙'
파낙



일본은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의 3분의 1을 장악하고 있는 산업용 로봇 대국이다.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능형 로봇 분야의 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를 선도하고 있는데다 기계부품과 소재산업을 기반으로 메카트로닉스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은 물론 한국과 중국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로봇은 ‘메이드 인 제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일본 산업용 로봇 시장의 3분의 1은 중국이다. 무려 34%를 차지하고 그 다음이 미국과 한국이다. 2018년 초 통계에 따르면, 세계 산업용 로봇 업체 순위에서 1위는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기업 ABB이지만, 2위는 일본의 미스비씨이고 3위는 바로 파낙(Fanuc -ファナック)이다. 그리고 4위도 역시 일본의 야스가와 전기이다. 파낙은 세계 최고의 로봇 기술을 가지고 있는 일본에서 내수 시장 점유율은 75%에 달하고 전 세계 점유율은 50%를 차지한다.

파낙은 매출액에서 7조원으로 비록 3위에 머물고 있지만, 최첨단 기술 보유 수준에서나 영업 이익률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업이다. 파낙의 영업이익률은 약 40%로 삼성전자가 잘나가던 2013년의 영업이익률 16.1%나 지난해 애플의 32%와 비교하면 얼마나 대단한 기업인지를 짐작할 수가 있다. 말하자면 1억 원짜리 로봇을 만들어 4000만 원을 남기며 판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파낙이 애플 아이폰 6와 갤럭시 S6 엣지, 그리고 테슬라 자동차를 만든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충격적으로 받아들일만하지만 분명한 사실이다. 아이폰 6, 갤럭시 S6의 공통점은 알루미늄 재질의 케이스라는 점이다. 이 케이스는 통 알루미늄을 깎아서 만드는데, 완벽에 가까운 정밀함을 요구한다. 이러한 정밀도로 알루미늄 케이스를 깎아내는 로봇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 바로 파낙이라는 것이다. 애플이 아이폰 4의 케이스를 처음으로 파낙의 로봇으로 깎기 시작한 이래, 아이폰을 조립하는 폭스콘(Foxconn)은 2010년 파낙의 로봇을 도입해 현재 약 10만대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도 갤럭시 S6, 갤럭시 S6 엣지 케이스를 만들기 위해 파낙의 로봇을 수만 대를 구입한 바 있다. 전기자동차로 유명한 테슬러 도 파낙 로봇이 만든다.

1958년 일본 후지쯔(Fujitsu Ltd) 수치 제어부에 근무하던 이나바 세이우에몬이 회사 내에서 작은 팀으로 시작하여 R&D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지 3년 만에 첫 번째 수치제어기계를 생산하여 공급하는 데 성공하게 된다. 1972년 Computing Control 사업부가 독립하여 FANUC Ltd가 설립되었다. 파낙은 이때부터 공장자동화 설비에 사용되는 NC(Numerical Control-수치제어) 공작로봇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FANUC이라는 회사 이름은 ‘Factory Automation Numerical Conrol’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것이다. NC로봇을 만드는 회사라는 뜻이다. 지금은 그의 아들 이나바 요시하루가 파낙을 이끌고 있다. 파낙의 모토는 ‘Service First!’이다. 파낙은 ‘서비스 우선’의 정신에 따라 전 세계 108 개국을 지원하는 260개 이상의 서비스 지역을 통해 고객이 사용하는 동안 제품 수명 관리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파낙 본사는 후지 산 기슭 161만9834.71㎡(49만 평)의 숲 속에 자리 잡고 있다. 파낙 홈페이지 메인에는 후지 산을 배경으로 한 본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파낙의 제조공장은 일본에만 있다. 기술 유출을 꺼려해 해외에 공장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인건비가 많이 들고 부지 선정이 힘들다 해도 일본에서만 공장을 운영한다. 그래서 파낙의 보안 수준은 거의 편집증 환자에 가까울 정도이다. “비즈니스는 곧 전쟁이다. 제품 판매 방법, 수익, 재무 구조 등을 공개하는 것은 적에게 자신이 보유한 전투기와 병력의 위치를 알려주는 것과 같다.” 이나바 요시하루 사장이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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