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황금돼지가 뛴다
기해년, 황금돼지가 뛴다
  • 김귀현 기자
  • 승인 2018.12.30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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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문 화백 신년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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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은 ‘황금돼지해’ 기해년이다. 돼지해는 12간지상 12년에 한 번씩 돌아오지만 황금돼지인 기해년은 60년 만이다.

십간을 오행으로 풀이하면 갑을은 목, 병정은 화, 무기는 토, 경신은 금, 임계는 수, 목은 청(靑), 화는 적(赤), 토는 황(黃), 금은 백(白), 수는 흑(黑)을 나타낸다. 기는 토에 해당하고 땅의 기운을 담은 노랑, 황금을 뜻해 기해년이 황금돼지해가 된다는 것이다.

‘돝’ ‘도양지’로 불러온 돼지가 우리와 각별한 연을 맺은 것은 수천 년에 가깝다. 돼지는 오랜 식량원이자 가까운 집동물이면서 길상의 동물이자 정겨운 존재로 우리 생활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오랜 역사 속에서도 돼지는 천신에게 올리는 한 해 제사의 제물로 바쳐져 신의 의지를 점하는 매개로 기록돼 왔다.

민속학적으로도 돼지는 복을 뜻한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1970~1980년대 이발소나 상점에서 흔히 돼지 그림을 볼 수 있었다.

돼지 그림이나 돼지 코는 번창의 상징이나 부적으로 이용돼 문간이나 벽에 걸었다. 어미 돼지가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을 두고 ‘개문만복래’(문을 여니 온갖 복이 절로 들어온다)라는 글귀가 덧붙었다.

‘정월의 첫 돼지날에 개업하면 부자가 된다’고 믿은 것도 행운을 돼지와 연관시켰던 일종의 속신과 관련이 있다

지금도 무탈한 일의 진전이나 복을 기원하고자 굿, 고사, 제례상에는 웃음을 머금은 돼지 머리가 오른다.

또한 꿈 속 돼지는 언제나 대접받는다. 돼지가 재물을 부르는 동물로 대접받는 것은 예로부터 돼지가 가계의 재원이었던 데다 ‘돈(豚)’이 돈(錢)과 같은 음이기 때문이다. 돼지를 끌어안거나 우리에 몰아넣는 꿈은 길조로 여겨 복권 당첨처럼 뜻밖의 소득이나 횡재를 기대하게 했다.

돼지띠는 대체로 진솔하며 겉은 거칠어 보여도 속은 따뜻하다고 하고, 성실하며 책임감이 강하다고 전한다.

돼지는 단적으로 길조와 행운의 상징이거나, 복을 바라는 마음을 투영한다. ‘돼지 저’ 자에 ‘갑자기 돌’이 붙은 ‘저돌’은 멧돼지의 사나운 걸음을 따 추진력을 뜻하는 말이 됐다.

금빛의 돼지는 거친 털과 곧고 날카로운 발굽을 지닌 채 민첩하게 달리는 모습이다. 복과 용기, 성실을 싣고 돼지는 기꺼이 새해의 장막을 걷는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작가 프로필 우촌(牛村) 최태문

 
경남도전 제 1회 금상(문화공보부장관상)
경남예총 회장 역임
개천예술제 대회장 역임
동경아세아 현대미술 초대작가상 수상
(현)한국미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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