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노인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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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9.01.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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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제(전 국민연금관리공단 노후준비 강사)
박근제

“제발 밖에 나가서 한 끼라도 해결하고 오세요” 퇴직한 남성이 아내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라고 한다. 시쳇말로 ‘삼식이’는 되지 말라는 얘기다. 스스로도 ‘삼식이’ 노릇도 싫고 은퇴 후에 겪는 각종 고통에서도 벗어나고 싶지만 현실은 여의치 않다.

한때 우리 사회 곳곳에서 한 시대를 이끌었던 사회역군들의 모습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 그런데 대부분의 노인들은 젊은이들과 달리 여가활동을 노년기 생활의 무료함이나 달래고 건강을 위하거나 대인관계 및 교제를 위한 활동 정도로 인식하고 있고, 대부분 TV시청이나 라디오 청취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그렇다면 남성노인들이 갈 곳은 어딘가? 경로당에 가기는 아직 젊고 그렇다고 산에만 다닐 수는 없으며, 일할 수 있는 곳을 찾기는 더더욱 힘든 실정이다. 게다가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범죄가 지난 5년 동안 45%, 강력범죄는 70.2% 늘었으며 노인재범률도 30%로 일반 재범률보다 높다고 하니 “요즘 나는 여성문제보다 남성노인들 문제가 더 걱정”이라고 한 전 여성부장관 얘기는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어떻게 남성노인들을 밖으로 내몰아 거리를 헤매게 둘 수 있겠는가.

퇴직 후의 40년! 또 한 번의 인생을 살아야 하는 노인, 특히 자란 환경과 주변 여건으로 굳어진 생활태도 때문에 새로운 문화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남자 일과 여자 일을 구분하려는 남성노인, 이분들이 겪는 문제를 본인들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단순한 물리적 생존이나 생계를 위한 삶부터 시작해서, 의미 있는 삶을 위한 우리사회의 인식개선과 제도마련 등을 통한 해결방안을 제시해 줘야 하지 않을까.

지금도 각종 봉사단체, 평생교육, 주민센터 등에서 다양한 활동들이 이뤄지기는 하나 참여하는 노인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리고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노후준비서비스도 시작했으나 현재로서는 미래를 위한 준비일 수밖에 없다.

남성노인이 겪고 있는 분노와 우울, 고독감, 무위고(無爲苦), 병고(病苦), 빈고(貧苦)로부터 벗어나 의미 있고 보람된 제3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정책 마련과 대안을 내놓아야할 시점이라고 본다.

고령사회 일본이 한국의 경로당 문화에 힌트를 얻어 만들었다는 ‘살롱문화’도 참고할만하고, 각종 문화혜택을 저렴한 가격으로 누릴 기회는 물론 ‘사회참여’의 기회도 많이 만들어 제공하며, ‘노인교육 의무화’도 고려해 볼만하다. 우리나라의 오늘이 있게 하신 어르신들을 위해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할 때가 아닐까.

박근제(전 국민연금관리공단 노후준비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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