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탄지 1년…앙상한 방음벽, 흉물로 방치
불탄지 1년…앙상한 방음벽, 흉물로 방치
  • 백지영
  • 승인 2019.03.2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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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 3호선 산청 후천마을 앞…지난해 2월 화재로 200m 철거
마을 주민 소음 피해 심각…국토관리사무소 “내달 착공하겠다”

 

국도 3호선 산청 구간 상행선에 화재로 철거된 방음벽이 1년이 넘도록 그대로 방치 중이다. 인근 마을주민들이 소음 피해를 수없이 호소했지만 예산을 핑계로 보수 공사는 계속 미뤄져와 주민들의 속않이는 계속돼 왔다. 
지난해 2월 14일 원인 모를 불로 산청군 신안면 후천마을 30m 앞에 위치한 방음벽 200여 m가 불에 타 뼈대를 제외한 유리벽이 철거됐다. 당시 난 불은 마을까지 번져 90대 노인이 사는 가정집까지 태웠다.

사고가 난 지 1년이 훌쩍 지난 21일 찾아간 후천마을 앞 방음벽은 여전히 수리가 되지 않아 흉물스러운 상태로 35가구 80여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대부분 고령의 주민들이다. 철거된 방음벽에서 50m 거리에 거주하는 김명호(75) 씨는 "진주에서 거창 쪽으로 올라가는 15t~25t 대형 트럭들이 요즘 고속도로 대신 이 국도로 달리다보니 진동에 집이 울릴 지경이다"고 말했다. 
김 씨는 "특히 야간 소음으로 1년 넘게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마을 평균 연령이 80대인데 밤 11시쯤 겨우 잠 들었다가 새벽 1시쯤 깨어버리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슬슬 날씨가 풀려 창문을 열어두고 지내야 하는 봄이 찾아오니 걱정부터 앞선다. 
그는 "앙상히 남은 방음벽 뼈대 사이로 매연이 다 넘어와 마당에 빨래를 널어두면 새까매질 정도다보니 작년에는 여름 내 집을 꽁꽁 싸매고 살아야 했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마을주민들은 "진주로 올라가다 보면 집 서너채 있는 커브에도 방음벽을 새로 만들어주던데 우리는 이렇게 사람이 많아도 안 고쳐주니 지나갈 때마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후천마을 이장 이병찬(60)씨는 "진주 국토관리사무소에 철거된 구간을 다시 세워줄 것을 수도 없이 요청했지만 기다려달라는 무성한 답변만 내놓고 1년이 넘도록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설계와 예산 편성 문제로 당장 수리될 것은 바라지도 않았고 한 두달이면 공사를 시작하겠거니 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이 없길래 다시 연락하니 작년 연말까지 고쳐주겠다고 하고는 또 깜깜무소식이더라"고 울분을 토했다.
결국 세종시에 있는 국토교통부에 민원을 넣었더니 올 2월까지 고쳐주겠다는 전화가 걸려왔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이후 강석진(산청함양거창합천) 국회위원 사무실에 이를 호소하자 다시 올 6월까지 수리해주겠다는 전화가 왔다. 
이 씨는 "다시 기다리고 있기는 하지만 과연 이번에는 정말 6월까지 해줄지 솔직히 회의적"이라고 했다.
현행 행정규칙에 따르면 방음시설 관리자인 국토관리사무소는 수시로 방음시설을 점검해 이상을 발견한 때에는 당초 설계에 적합하게 보수해야 한다.
이에 대해 진주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예산 문제로 보수가 미뤄졌다"며 "올해 국토교통부에서 예산을 배정받아 최근 설계를 완료했고 이 달 중 발주해 내달 착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지영·원경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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