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장병 희생 잊지 않았으면…"
"우리 장병 희생 잊지 않았으면…"
  • 임명진
  • 승인 2019.03.21 20: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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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고 이재민 하사 부친 이기섭씨
“서해수호의 날 기억했으면…”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10년 3월26일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경계 근무 중이던 우리 해군 천안함이 피격당해 침몰당하는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당시 배에 타고 있던 해군장병 104명 중 58명이 구조됐지만 40명이 전사했다. 6명은 실종자로 남아 있다. 이 사건은 한국 전쟁 이후 우리 군이 북한군에 의해 입은 피해규모가 가장 큰 사건이기도 하다.

진주 출신의 이재민(당시 22세) 하사도 전사했다. 이재민 하사는 진주보건대학교를 다니다 해군에 입대, 조리병으로 천안함에서 근무하던 당시 제대 50여 일을 남겨둔 병장이었다.

고 이재민 하사의 부친인 이기섭(60·진주 진성면)씨는 아직도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그는 22일 ‘제4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전 현충원으로 향했다.

현충원에는 46인의 천안함 전사자 묘역이 따로 조성돼 있다. 그는 “현충원은 꼭 천안함 관련 일이 아니더라도 우리 애가 보고 싶을 때마다 찾고 있습니다. 지난 9년 동안 그렇게 살고 있다”고 했다.

천안함이 피격당한 지도 벌써 많은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아들을 향한 진한 그리움이 묻어나 있었다.

그는 “아직도 침몰의 원인을 두고 물고 늘어지는 일부 사람을 보면 참 안타깝다”고 했다.

이미 관련 국가기관에서 조사를 다 마치고 발표한 사실인데 서글픈 마음까지 든다고 했다.

서해수호의 날인 22일을 앞두고 그는 “세월이 지나면 모든 것은 잊혀져 가기에 섭섭하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너무 빨리 잊어 버리는 것 같다”며 안보불감증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내비쳤다.

두번 다시 그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 국방이 더 튼튼한 나라가 됐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했다.

그는 “서해수호의 날이 국민의 안보의식 고취하자는 목적도 있겠지만 천안함, 연평해전 등 우리 장병들의 희생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날이기도 하다”면서 “이날 만큼은 사람들이 우리 장병들의 희생을 안타까워 하고, 국방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의 북핵 이슈와 관련해서도 생각을 피력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이 잘되면 좋겠지만 안보의식은 그대로 가지고 가야 한다”면서 “국방이 무너지면 자멸한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매년 3월 넷째주 금요일을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 북한군의 잇따른 도발에 맞서 싸우다 희생한 우리 장병 55인을 추모하는 서해수호의 날로 지정, 추모하고 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2010년 천안함 피격으로 고인이 된 이재민하사의 부친 이기섭(60·진주 진성면)씨가 “아직도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며 21일 아들이 묻혀 있는 현충원을 찾아 묘비를 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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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2019-03-23 00:5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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