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귀 교수 “소목장은 인내하는 마음 있어야”
김동귀 교수 “소목장은 인내하는 마음 있어야”
  • 박성민
  • 승인 2019.08.2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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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임 회고전, 오는 4일까지 100주년 기념관 기획전시실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9호 소목장(목상감) 국립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김동귀 교수(인테리어재료공학과)가 ‘정년퇴임 회고전’을 열고있다.

지난 16일부터 9월 4일까지 대학 내 100주년 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회고전은 김동귀 교수가 대학 졸업 후 40여 년간 제작한 작품 가운데, 본인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김동귀 교수는 우리나라 전통가구의 장인으로 작가이자 교수다. 전통을 지키며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를 담은 작가만의 철학이 담겨 있다.

김 교수는 대학 시절 산악회를 맡아 전국의 명산을 찾아 관광지를 다녔다. 이 과정에서 관광지에 판매되는 기념품들이 너무 조잡하고 지역적인 특성이 없어 보였다. 이후 여행의 기념비가 될 만한 것들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목판화 전공 작업에서 목공예로 전환했다. 유년 시절 가구업을 하시던 외가의 농방에서 나무토막을 놀이기구로 만들며 지냈던 경험이 목공예와 자연스레 친숙하게 되었고, 외당숙으로부터 제작기법에 관한 기능 전수와 자문을 받아 작업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한국의 전통가구는 화려한 칠 기법으로 표면을 장식한 일본 목가구와 섬세하게 조각된 중국의 목가구와는 다르다. 우리 전통가구는 목재가 지닌 무ˆˆ결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문목을 선대칭 되게 배치하고 가식 되지 않는 순수한 목재의 질감을 자연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며 “우리 가구는 견고함과 심미성을 더하고 있지만 문목으로 사용되는 수백 년 된 느티나무의 노거수는 점차 고갈되고 있다. 대체 재료의 개발과 문목의 질감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기법이 필요한 이유다. 통영가구 제작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호장줄을 이용한 시문 기법을 발전 시켜 색동목(염색집성목)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하여 회화성을 강조한 가구를 제작 전통가구의 현대화를 시도하였다. 내가 ‘예스러움이 담긴 새로운 가구의 만남’을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다”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서부경남의 젊은 소목장들에게 당부의 말도 남겼다. 그는 “나무의 거친 수피 속에 감쳐진 목늬의 아름다움을 가름할 줄 아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탈 많은 나무를 기물로 만들기에 적합하도록 잘 건조할 줄 알아야 한다. 원하는 작업을 하기 위해 도구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기능을 익히는 노력을 하고 있어야 한다”며 “이 모든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땀과 시간이 필요하고 인내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경상남도무형문화재 제29호 소목장으로 전통가구에 대한 전승과 보전에 대한 작업을 충실히 할 계획이다. 그는 “목공예 작가로서 나만의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작업을 이어 가고 싶다. 회화성이 강조된 작품과 조형성이 강조된 작품으로 가구가 그림이 되고 조각이 되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며 “그동안 연구 개발한 색동목이 산업제품 전반에 활용될 수 있도록 연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기자

 
9월 4일까지 대학 내 100주년 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회고전에 김동귀 교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경남과학기술대학교
김동귀 교수가 예스러움이 담긴 새로운 가구의 만남을 가리키고 있다. 이 글에는 김동귀 교수의 작품 철학이 담겨 있다./사진=경남과학기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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