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득 첫 공판, 검사의 눈물 진술
안인득 첫 공판, 검사의 눈물 진술
  • 김순철 기자
  • 승인 2019.11.25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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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유가족들 억울함 풀 것"
심신미약 형 감경불가 재차 강조
배심원 10명 참여해 3일간 재판
안, 혼잣말·돌발 발언 경고받기도
“5명을 죽이고 17명에게 상처를 입힌 사실관계와 고의성은 인정한다. 그러나 계획범죄가 아니고 정신분열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해야 한다”(안인득 국선 변호인)

“안인득이 철저한 계획하에 치밀하고 처참, 잔인하게 범행을 했지만, 정신질환자로 선처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신질환자 범행으로 죄를 감경하면 안 된다”(검사)

흉기를 휘둘러 자신이 살던 아파트 주민 5명을 숨지게 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진주시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42)이 25일 법정에 섰다.

짧은 머리에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쓰고 수의가 아닌 평상복을 입고 재판에 출석했다.

창원지법 형사4부(이헌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시 30분 315호 대법정에서 안인득 국민참여재판을 시작했다.

이날 오전 20세 이상 남녀 창원시민 중 비공개 무작위 추첨으로 뽑힌 10명(배심원 9명·예비배심원 1명)이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여했다.

“법과 증거에 따라 사실을 정당하게 판단하겠다”고 선서한 배심원들은 검사와 안인득 변호인들의 발언을 차분히 들었다.

범죄가 명백한 만큼, 안인득이 사물 변별능력, 의사소통이 미약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배심원들이 받아들일지, 말지가 사건 쟁점으로 부상했다.

우리나라 형법(10조)은 심신미약자는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류남경 창원지검 검사는 모두 진술에서 안인득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온 나라를 충격에 빠뜨린 방화살인 사건으로 피해자가 워낙 많아 ‘참사’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성인 류 검사는 이어 “안인득은 계획범죄가 아니라고 하면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며 “배심원 여러분들이 현명한 판단을 해 합당한 처벌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안인득의 구체적인 공소사실을 배심원들에게 설명하면서 안인득이 휘두른 흉기에 아파트 이웃인 12살 어린 초등생과 친할머니가 숨졌다는 밝힐 때는 눈물을 훔치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류 검사는 마지막으로 안인득 범행을 입증 계획을 밝히면서 “안인득이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과 유가족들이 억울함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인득은 첫날 재판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검찰이 모두진술, 범행 입증계획을 밝힐 때 방청석, 판사석까지 들릴 정도로 혼잣말을 하거나 자신의 변호인 발언 때 끼어들어 재판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제지를 받기도 했다.

재판장은 안인득의 돌발 발언이 계속되자 “퇴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인득은 재판장이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묻자 “많은 불이익을 받았다고 경찰서에서도 계속 하소연하고 설명했는데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국선변호인은 “안인득은 본인의 주장과 피해망상이 강하다”며 “본인이 심신미약으로 감경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객관적으로 심신미약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인득은 변호인이 자신을 변호할 때조차 큰 목소리로 불만스러운 듯한 발언을 하기까지 했다.

이날 재판을 시작으로 재판부는 27일까지 3일간 안인득 사건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한다.

피해자나 유족, 아파트 입주민들은 재판을 거의 참관하지 않았다.

25일 증인 신문, 26일 증인신문·증거조사, 27일 피고인 신문·최후진술·배심원 평의를 거쳐 선고한다.

안인득 사건은 애초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1부가 맡았다.

그러나 안인득이 기소 직후인 지난 7월 “국민참여재판을 받고 싶다”는 의견서를 내면서 국민참여재판 전담 재판부가 있는 창원지법으로 사건이 넘어갔다.

김순철기자·일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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