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득, 국민참여재판서 사형 선고
안인득, 국민참여재판서 사형 선고
  • 김순철 기자
  • 승인 2019.11.27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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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 9명 중 1명 무기·8명 사형 의견
재판부, 다수의견 반영 최고형 선고
법원이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숨지게 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42)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했다.

창원지법 형사4부(이헌 부장판사)는 살인·현주건조물방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인득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3일간 진행한 국민참여재판 전 과정을 지켜본 시민 배심원 9명은 2시간여에 걸친 평의 끝에 안인득이 유죄라는데 전원 동의했다.

배심원 8명이 사형, 1명은 무기징역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배심원 다수 의견을 반영해 사형을 선고했다.

이날 검찰은 안인득에게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안인득을 수사했던 창원지검 진주지청 정거장 검사는 최후의견을 통해 안인득이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다수를 잔혹하게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한 점, 피해회복이 되지 않은 점을 근거로 사형을 구형했다.

정 검사는 “안인득은 범행대상을 미리 정하고 범행도구를 사전에 사들이는 등 철저한 계산하에 방화살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살인 피해자들 모두가 급소에 찔러 사망했고 피해자들은 지옥 속을 살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안인득이 저지른 범죄보다 더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범행은 쉽게 떠올릴 수 없다”며 “우리나라가 사형집행을 하지 않은 1997년 이후에도 반인륜적이면서 잔혹하고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범죄에는 사형을 선고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안인득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정의가 살아있다고 선언해 달라”고 재판부와 배심원들에게 거듭 요청했다.

검사 최후의견에 앞서 피해자 가족들도 안인득에게 엄벌을 탄원했다. 안인득이 휘두른 흉기에 누나를 잃고 조카가 크게 다친 남성은 “안인득이 최고형을 받는다고 해서 돌아가신 누님, 조카가 다시 예전대로 돌아올 수 없지만 대한민국이 허용하는 최고의 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인득 국선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격언을 거론했다. 그는 안인득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나 불행한 사건의 책임을 오로지 안인득 1명에게만 묻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범행 전부터 안인득의 가족들은 ‘안인득이 위험하니 조치를 해달라’고 여러 곳에 이야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조치가 되었다면 오늘의 불행한 사건은 없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누구 한명을 비난하고 처벌만 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사회 안전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한다”고 변론을 끝맺었다.

안인득은 선고를 앞둔 최후진술에서조차 동문서답식 진술을 했다. 그는 “잘못은 인정하겠지만 나를 조현병 환자라고 하고 있지도 않은 과대망상을 거론하며 정신이상자로 내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불이익을 입은 과정을 국가기관, 단체에 설명해도 무시해도 덮이고 또 덮였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선변호인 2명을 향해서는 “제 입장을 설명해줄 것을 생각했지만, 불이익당한 것을 확인도 하지 않고 하소연을 했는데도 차단당했다”고 말했다.

김순철기자·일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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