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유적공원 수년째 관리부실…“차라리 철거를”
진주유적공원 수년째 관리부실…“차라리 철거를”
  • 정희성
  • 승인 2019.12.19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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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 수혈건물 지붕·벽면 등 곳곳 훼손
시 “문화재청과 협의 중” 철거 가능성도

진주시 평거동에 위치한 진주유적공원이 수년째 관리부실로 복원된 유적들이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8일 찾은 진주유적공원에는 온전한 유적들이 거의 없었다. 진주유적공원에는 청동기시대를 비롯해 삼국시대 인간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규명하고 단위취락의 공간활용 및 사회구조를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 등이 많아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복원되고 전시된 유적들의 모습은 보기에 민망할 정도였다. 복원된 거의 대부분의 수혈(竪穴)건물들은 지붕과 벽면이 훼손돼 있었다. 수혈은 땅 표면에서 아래로 파 내려간 구멍. 즉 고대인(古代人)들이 주거 양식을 뜻한다. 또 전시품 보호 유리는 녹슨 채 방치돼 있었고 진주 평거동유적 디오라마(풍경을 일정 공간 안에 입체적 구경거리로 구성한 것) 전시관은 천장 일부가 아래로 떨어져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 평거동유적 디오라마 안내지는 군데군데가 찢어져 내용을 제대로 읽을 수도 없었다.

진주유적공원 인근 아파트에 사는 주민 A(72)씨는 “몇 년째 이렇게 방치돼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럴 거면 차라리 철거를 하는 게 낫다.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며 “훼손이 심해 철거된 건물도 있다. 관리를 제대로 안 할 거면 철거를 하고 시민 쉼터 등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현재 진주유적공원에는 “진주시는 평거유적지의 원활한 보존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협의 중에 있습니다. 협의 결과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정비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이 지난 8월부터 걸려있다.

진주시도 보존·관리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인거비, 유지 보수비 등 관리 비용을 비롯해 수혈건물의 경우 불에 잘 타는 갈대 등으로 구성돼 화재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청과 활용 방안을 협의 하고 있다”며 “내년 1월 중에는 결정이 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수혈건물의 경우 철거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으로 갈대로 복원한 유적 등은 화재 등 유지·관리가 어려워 철거를 하는 추세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청이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인데 수혈건물을 철거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문화재청이 철거 쪽으로 결론을 내리면 수혈건물은 철거를 하고 나머지 유적은 재정비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1년에 조성된 진주유적공원은 LH경남본부가 시행한 진주 평거3택지 개발사업 과정(2005~2009년)에서 확인된 유적으로 진주시 평거동 532번지 일원(약9만 7000㎡)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진초등학교 정문 앞 동쪽으로 약 50m 거리에 조성돼 있다. 2013년 LH가 진주시에 기부 채납했지만 이후부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이 곳에는 신석기시대 후기의 의례유구인 원형석축유구를 포함한 3기, 청동기시대 전기 취락유적의 대형 수혈 건물지, 지상식 건물지, 수혈유구, 청동기시대 후기 매장 유구군의 대형 묘역시설과 성토층을 갖춘 매장유구 등 476기, 삼국시대 취락 관련 유구 211기 등 총 690기와 밭 12개 층이 발굴, 전시돼 있다.

정희성기자

 

갈대로 만든 지붕이 훼손된 채 방치된 수혈건물 모습.
진주 평거동유적 디오라마 전시관 모습. 천장 일부가 아래로 떨어져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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