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새알 2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새알 2
  • 경남일보
  • 승인 2020.01.0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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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알

 

새알 2

분홍빛 초록빛 둥지에

수많은 새알 누가 낳았나

수많은 새알 누가 품을까

저 아이들 깨어나면

새들의 노랫소리 가득하겠네

-조영래(시인)



사진의 이미지는 존재가 투사된 의미의 얼굴이라고 했다. 멀리서 바라보면 둥지가 어디 분홍 초록만이겠는가. 새알을 빚은 어머니의 하얀 머릿수건 또한 현 인류가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낳고 품었던 둥지인 것이다. 알맞은 크기의 반죽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정성을 다해 궁굴릴 때 마음으로 빌었던 바람(望들)이 저 한 알의 새알마다 베여 있음이 분명하다.



일 년 중 가장 밤이 길어 작은설이라 불리는 동짓날에는 새알심을 나이대로 먹는 풍습이 있다. 속을 따뜻하게 한다는 이유도 있지만 질환을 예방하고 나쁜 기운을 몰아낸다는 민속신앙의 의미가 깊다. 기나긴 겨울을 잘 품고나면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올 것이며 천지가 깨어나 아이들의 웃음소리 세상에 퍼질 것이다. 새알 빚은 풍경이 희망에 가 닿는 순간이다.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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