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를 생활화하자
걷기를 생활화하자
  • 경남일보
  • 승인 2020.01.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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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향 시인·초등학교 교감
새해 첫 월요일부턴 자가용 대신 버스를 이용하며 주차장 오가는 길은 걸을 것이라고 다짐을 해서 일찌감치 우산을 챙겨들고 집을 나선다. 빗방울과 함께 알싸한 공기가 몸에 와 닿는다. 새해의 다짐을 실천하는 날이 하필이면 가장 춥다는 ‘소한’인 줄 학교에 도착한 뒤에서야 알게 되었다. 절기의 이름으로 보아 대한(大寒) 때가 가장 추운 날로 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소한 때가 가장 춥다고 한다.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었다.’는 속담도 있다.

새해를 맞이하면 너나할 것 없이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려는 작은 소망을 품고 다짐을 한다. 필자는 ‘걸어야 산다’는 문구를 기억하려고 애쓰며 출근길부터 가능한 걸어서 가려고 한다. 새해벽두부터 오랫동안 축적된 틀린 자세에서 오는 척추, 목, 어깨 등의 뒤틀림으로 당장 ‘바른 자세로 걷기’를 습관화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따로 시간 내어 걷기를 실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 출근길부터 버스타기를 계획하며 주차장으로 오가는 길목에선 걷기를 실행하려는 것이다. 건강의 적신호에 따른 마지노선의 계획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필자 스스로 2019년도에 가장 잘한 일을 떠올려보면 늦은 나이에 새로운 앎을 쫓아서 다시 석사과정에 들어간 것이고 또 하나는 그곳에서 ‘두류한국어학회걷기모임’을 제안하여 창설한 것을 꼽는다. ‘두류한국어걷기모임’에서 제9차로 지난 토요일 다솔사 물고뱅이마을 둘레길과 보안암 길을 걸었다. 솔방울과 솔잎이 파란 하늘에 촘촘이 박혀있던 장관과 빼곡한 소나무 숲길은 일에 찌든 삶을 재충전하게 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꾸준히 실천하기 어려운 ‘걷기’는 건강에 이롭다는 일반상식적 견해를 넘어서서 오랜 세월을 무심코 흘려보내고 나서야 다시금 확연하게 깨달아지는 건강관리법으로 다가온다. 도내 각 걷기모임 단체가 대폭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아주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여진다.

운전하면서 보지 못했던 차창 밖 풍경들이 버스 안으로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운전에서 신경이 벗어나니 얽혀있던 업무들을 머릿속에서 풀어낼 여유도 덤으로 얻게 된다. 주차장에서 내려 걸으면서 문득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 하지 않고, 자신을 낮추고 받들며 살아가는 발의 일생까지도 짚어보게 된다. 조용한 사색의 길목이 된다. ‘승용차 대신 걷고 버스로 출퇴근하기’는 탁월한 새해의 다짐으로 보인다.


/최숙향 시인·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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