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치원 교육, 공립과 사립 상생이 해답이다
[기고]유치원 교육, 공립과 사립 상생이 해답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01.30 1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규석·경남도의원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은 한 사람의 삶 속에서 유아기 교육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유치원 교육이 이렇게 중요한데도 한동안 국가가 이를 전적으로 책임지지 못했던 것이다. 즉, 국가 재정이 열악하여 유치원 교육의 대부분을 민간에 맡겼고, 그 결과 유치원의 대부분이 사립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은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국민소득의 증대에 따라 유치원 교육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대되어 대부분의 아동이 유치원에 다니게 됐으며, 이에 국공립 유치원도 설립되는 등 유치원 교육과 관련해서도 국가의 책임이 강조되게 되었다.

또한 국가예산이 막대하게 투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투명한 예산 집행이 원인이 된 사립유치원 비리 사건 등은 유치원 교육을 더 이상 종래의 민간 영역에 전적으로 맡길 수 없다는 여론으로 귀결되었고, 그 결과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라 불리는 법안들이 올해 초 국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늦었지만 유치원 교육도 명실상부하게 국가 교육의 테두리 내로 온전히 들어온 느낌이다. 법안 통과로 학부모의 유치원 선택 권리도 강화되고 급식 질도 명확한 기준에 따라 관리 감독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교사 처우 개선 등 과제가 남아 있지만 앞으로 학부모가 낸 원비는 교육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유치원 회계 투명성과 유아 교육의 공공성이 획기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치원 3법의 통과로 유치원 교육의 공적 역할이 보완되었지만, 이를 둘러싼 교육 환경은 그리 녹록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즉, 저출생 여파로 인해 유치원 입학 원생 수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눈에 띄게 급감했고 이로 인해 사립유치원들이 폐원하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것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겪고 있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경남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도교육청에서는 사립유치원을 공립유치원으로 전환하는 이른바 ‘매입형 유치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도 변화하는 유치원 교육환경의 대안 중 하나일 뿐, 궁극적인 방안은 사립유치원과 공립유치원의 상생이 바로 그 해답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공·사립을 불문하고 아이들에게 균등한 수준으로 교육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공립유치원은 사립유치원에 비해 통학 편의나 교육 프로그램의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고, 사립유치원은 공립유치원에 비해 교원의 급여 등이 상대적으로 열악하여 우수 교원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의견 등이 있다.

다시 말해 이러한 공·사립유치원의 단점을 보완해서 어느 유치원에서든지 균등한 교육 서비스가 전제되고 난 뒤에 공립은 공립대로 사립은 사립대로 각 유치원의 설립 취지에 맞는 교육을 한다면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는 상생이 되지 않을까?

어렵게 통과된 유치원 3법의 취지를 살리고 또한 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이 각기 특화된 교육 영역에서의 상생이 이루어지려면 예산의 대폭적인 확충은 물론 유치원에 대한 기존의 의식도 변화되어야 한다. 즉, 공·사립을 불문하고 유치원도 모든 아이들이 다니는 ‘생애 첫 학교’라는 생각을 가지고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질 때 공급자인 유치원들도 수요자인 아동과 학부모들도 모두 만족하는 유치원 교육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장규석
장규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