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 위축 등 우려…“탈원전 속도조절 필요”
창원에 본사가 있는 두산중공업이 경영난으로 직원 2600명 감원을 추진하자 창원시에도 비상이 걸렸다.
앞서 창원공장이 있는 한국지엠 비정규직 수백명이 해고됐으며, 주축기업인 S&T중공업, STX조선, 효성중공업 등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현대로템과 효성, 두산중공업 등 창원지역에 대규모 생산 공장을 둔 대기업들은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대기업들이 조직 통폐합과 인력 조정까지 추진하면서 지역 경제가 더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현대로템 창원공장은 세계 철도 시장 위축 등으로 최근 3년여 동안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며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로템은 임원 수를 20% 감축하고, 부서도 10개를 줄인데 이어 관리직 희망퇴직 등 인력 조정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만 영업손실 118억 원을 기록한 효성중공업 창원공장도 일부 간부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K2 전차 등방위산업 대표 업체인 S&T중공업도 직원 760여 명 가운데 170여 명이 3개월 단위로 유급 순환휴직을 하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은 두산중공업을 비롯해 창원지역 대기업들이 비상경영에 돌입하자 지역 경제에 위기감마저 돌고 있다. 이에 창원시는 20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두산중공업의 명예퇴직과 관련해, 관련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허성무 시장은 두산중공업의 45세 이상 직원 26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명예퇴직 신청과 관련해,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이 큰 기업으로 명예퇴직이 단행된 것에 대해 우려와 아쉬움을 나타냈다.
시는 지난 1월 16일 발표한 발전용 대형 국산 가스터빈 사업의 정부지원 요청 등 두산중공업의 신산업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협조에도, 지역사회에 파장이 큰 명예퇴직 신청이 일어난 것에 대해 우려와 걱정이 앞선다고 밝혔다.
시는 이와 관련해 정부와 두산중공업 그리고 자체 추진 방안을 각각 제시했다. 먼저, 정부에는 가스터빈, 풍력, 수소 산업의 성장을 위해 신속한 지원 추진을 요청했다. 창원시는 정부 지원을 받아 운영 중인 일자리 창출 관련 사업의 내용을 지역의 변화된 고용환경에 맞게 유연하게 운영될 수 있는 묘를 발휘할 수 있도록 건의했다.
특히 허성무 시장은 정부의 탈원전 등 에너지 정책 전환에 대해 속도조절을 강조했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는 동의하지만 지역 대기업과 협력업체 등의 대규모 실업 등 지역경제 상황을 고려해 정책의 속도 조절과 지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중공업에는 퇴직인력의 최소화를 요청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원전, 가스터빈, 수소 분야의 기술인력의 유출로 인해 기술력 상실을 우려했다. 허 시장은 일본의 조선산업을 예로 들어 기술인력의 유출은 상책이 아닌 하책으로, 신중히 선택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두산중공업의 추후 인력 고용 시 명예퇴직자와 협력업체 퇴직자를 우선 채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창원시는 ‘고용상황 대응 T/F 팀’을 구성해 지역 고용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고용확대를 위한 지원사업 발굴 등 지역의 고용상황을 적극적이고 상시적으로 관리한다. 시는 성산구를 고용위기지역과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신속히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등 GM사태와 두산중공업 명예퇴직 신청 등 성산구의 고용 및 산업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창원산업진흥원이 운영하고 있는 창원기업지원단을 활용해 두산중공업의 상황이 협력업체까지 확산될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협력업체의 경영상 위기 및 애로사항을 상시적으로 접수를 받고, 관련 지원을 하기 위해 24시간 지원체계를 가동할 방침이다.
시는 명예퇴직자를 대상으로 심리적 안정과 새로운 삶을 위한 재취업과 성공적 창업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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