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여자 뺨 때리기 예사지 뭘” 경찰 발언에 물의
“남자가 여자 뺨 때리기 예사지 뭘” 경찰 발언에 물의
  • 이웅재
  • 승인 2020.05.1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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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편하게 해주려고 한 말, 여성비하 의도 없다” 해명
공황장애 앓는 참고인 "극도의 불안감 휩싸였다" 반박
“남자가 여자 뺨 때리기 예사”라고 경찰관이 조사과정에서 발언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이 발언은 공공장소인 경찰서에서, 그것도 참고인 조사를 벌이던 과정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나왔다.

17일 사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5일 순천지역 한 여가수가 사천의 모 식당에서 통영지역 한 남성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폭행을 당해 전치 3주와 6주, 2주 등 총 11주의 상해를 입었다며 사천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후 이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통영 남성도 오히려 자신이 맞았다며 맞고소했고, 경찰은 관련인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문제의 발언은 이 과정에서 나왔다.

2월 4일 경찰은 이 사건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 A씨를 상대로 참고인 진술을 받았다.

A씨에 따르면 이때 전담 수사관 B씨와 함께 C 경찰이 참여인으로 조사에 관여했다. 당시 경찰 B씨는 수차에 걸쳐 남자가 먼저 여자를 때렸는지 여자가 남자를 때렸는지 물었고, A씨는 남자가 때렸다고 답했다. 이때 옆에 있던 C 경찰이 “남자가 여자 뺨때리기 예사지 뭘”하고 한마디 툭 던졌다는 것.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A씨는 이 말을 듣고 극도의 불안감에 빠져 제대로 진술할 수 없었고, 무슨 말을 했는지 정신이 없었다. 오직 하나 이 자리를 빨리 벗어나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경찰 C씨는 지난 14일 이 말을 했는지 진위를 묻는 기자에게 ‘기억나지 않는다’며 부인하다가, A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녹음해 기자에게 전해준 내용을 듣고는 ‘내가 한 말이 맞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경찰 C씨는 “절대로 여성을 비하하려는 뜻으로 말을 한 것이 아니다”라며 “다만 폭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진술 과정 내내 불안해 하는 A씨에게 ‘뺨 때리는 폭행이 별 것 아니라는 식으로 말해 줌으로써 보다 편안하게 진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돕는 차원에서 했던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수사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한 말이지만 이 용어를 사용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고 덧붙였다.

경찰 C씨의 해명에 대해 참고인 A씨는 말도 안되는 변명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조사 전 미리 공황장애를 알려줬다. 군 복무시 증세를 보였고, 이후 꾸진히 치료를 받으면서 징후가 나아지고 있었다. 한데 그 사건 후 증세가 심해지고 있다. 그날은 악몽이었다”며 “당시 경찰 C씨는 책상모서리에 걸터 앉아 사사건건 진술 과정에 끼어 들었는데, 나를 위해준다기 보다는 오히려 불안감을 조성했다는 것이 적절한 표현”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한 정신과 전문의는 “공황장애는 일반인이 알고 있는 이상으로 극도의 불안감에 빠져 들 수 있다. 일반인이 사소하다고 볼 수 있는 일도, 공황장애인은 ‘잘못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겠구나’ 라고 느낄 수 있다”며 “‘당신의 생명이 생각보다 위험하지는 않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치료의 시작일 정도”라고 공황장애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이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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