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역세권 아파트용지 분양방식 고민
진주시 역세권 아파트용지 분양방식 고민
  • 강진성
  • 승인 2020.05.24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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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사업적자 예상 전국 경쟁입찰 검토”
상공계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에 역행”
진주시가 신진주역세권 도시개발사업 2지구의 공동주택 용지 분양을 앞두고 전국 경쟁입찰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상공계는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에 역행한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신진주역세권은 진주시가 가좌동 일대에 추진하고 있는 도시개발사업이다. 전체 면적은 96만3202㎡며 2단계에 걸쳐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1지구(40만여㎡)는 2018년 준공됐다. 나머지 2지구(56만여㎡)는 올해 말 준공 예정이다. 진주시는 이르면 오는 6월 2지구 공동주택 용지를 분양할 방침이다. 공동주택 용지는 일반분양 2필지, 임대주택(연립 포함) 2필지 등 총 4필지다.

시는 분양을 앞두고 신청 자격과 방식을 놓고 고심중이다. 지난 21일 김천수 진주시 도시계획과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신진주역세권 2지구 공동주택 총 4필지에 대해 분양 방식을 놓고 내부 검토 중에 있다”며 “이중 일반 분양아파트 용지는 전국 경쟁입찰 방식을 도입하고, 임대아파트 용지는 지역업체로 제한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경쟁입찰은 본사 주소지 상관없이 전국 어느 건설사나 입찰할 수 있으며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가 낙찰되는 방식이다. 김 과장은 “당초 계획대비 신진주역세권 사업이 적자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전국 경쟁입찰을 검토하고 있다”며 “최근 전국 22개 지자체의 공영개발사업에서도 지역제한을 두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국 경쟁입찰 검토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상공계는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 22일 진주상공회의소는 지역건설업체 참여를 확대하고 지역 제품을 우선 구매해야 한다는 건의문을 진주시에 발송했다. 진주상의는 건의문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경제가 침체되고 있고 우리 지역경제 역시 악화 일로에 있다”며 “곧 준공될 신진주 역세권 도시개발사업(2지구)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마중물이 될 수 있는 만큼 1지구 분양 때와 같이 신청자격 제한 등을 통해 지역건설업체에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건설업계 관계자는 “전국 경쟁입찰을 도입하면 사실상 지역업체가 용지를 분양받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외지 업체가 입찰받게 되면 협력업체나 자재구입 역시 외지 업체가 맡게 돼 결국 지역경제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업체가 잘돼야 지역 일자리도 생기고 지역세수도 늘어난다”며 “누구보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야 할 진주시가 왜 전국 분양을 하려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자재공급 업체는 “최근 몇 년 간 진주지역에 아파트 건설붐이 있었지만 외지업체가 건설하는 현장은 지역업체 이용률이 매우 낮은 반면 지역업체 건설현장은 70% 가까이 지역 하도급을 활용해 경제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했다”며 “진주시가 지역업체를 밀어줘도 모자랄 판에 외지에 분양을 하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건설업체 관계자는 “신진주역세권은 공영개발사업인만큼 공동주택 용지는 가격경쟁이 아닌 추첨제로 가는 것이 옳다”며 “가격경쟁으로 부지가격이 높아지면 아파트를 분양받을 진주시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경쟁을 도입할 경우 진주시가 시민을 대상으로 ‘땅장사’를 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진주시는 “역세권 사업에 적자가 나면 시민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앞서 1지구 처럼 지역제한을 할 경우 특혜시비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경제를 위해 지역건설업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4월 철도, 도로, 항만 등 정부 SOC(사회간접자본)사업에 대해서는 지역업체를 반드시 참여시키는 ‘지역의무 공동도급제도’를 도입했다. 경남도는 올해 지역건설산업 재도약을 위해 활성화 계획을 마련하고 맞춤형 수주지원에 나서고 있다. 진주시의회는 지난해 12월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를 통과 시킨 바 있다.


강진성기자 news24@gnnews.co.kr



 
‘전국 경쟁입찰-지역 제한입찰’ …역세권 아파트 부지 어디로 가나 진주시가 신진주역세권 2지구 공동주택 용지 분양을 앞두고 전국 경쟁입찰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반면 지역 상공계는 지역경제활성화 차원에서 지역 제한입찰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기반조성공사가 진행중인 2지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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