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국가산단 ‘필지분할’ 딜레마
창원국가산단 ‘필지분할’ 딜레마
  • 이은수
  • 승인 2020.06.03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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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산업센터 건립 규제 조례
시의회 토론회서 찬-반 팽팽
경제계 “폐지”-노동계 “유지”
“창원국가산단 내 기업부지 쪼개야 하나? 말아야 하나?”

대한민국 기계 산업의 메카인 창원국가산단이 장기간 침체기를 보이는 가운데 돌파구를 위한 해법 일환으로 창원국가산단 내 기업 부지 분할(큰 공장 쪼개기)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문순규 창원시의원은 3일 시의회 회의실에서 ‘지식산업센터 건립 및 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에 관한 찬반 토론회를 개최했다.

문순규 의원은 5년 전 전임 안상수 시장이 만든 ‘지식산업센터 건립 및 지원에 관한 조례’의 폐지안을 시의회에 최근 제출한 상태다.

해당 조례가 상위법령(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저촉되고 권리 제한에 관한 법률유보 원칙에도 배치돼 이 조례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노동계에서는 대기업들이 이를 악용해 필지를 분할해 땅장사를 하는 한편, 탈창원이 가속화될 것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창원 경제가 좋지 않은데 고용악화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는 것이 노동계 측 주장이다.

하지만 조례 폐지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중국의 추격 및 산업 재편에 따라 중후장대 산업이 지고 경소단박 산업이 뜨고 있는 상황과 함께 특히 스마트 산단 활성화를 위해서는 창원국가산단에 지식산업센터 등 소기업 단지 입주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들어서는 창원국가산단 한 입주업체가 부지 분할을 요구하며 이를 막는 일선 구에 소송을 걸어 승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가산단 부지 쪼개기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창원국가산업단지 공장용지를 분할해 소규모 기업이 입주하는 지식산업센터를 짓는 문제가 중점 거론됐다.

참석자들은 창원국가산단 산업용지 면적이 1만㎡ 이상일 때는 지식산업센터를 짓지 못하게 규정한 해당 조례를 폐지할지, 유지할지를 두고 팽팽하게 맞섰다.

지식산업센터는 일명 ‘아파트형 공장’으로 소규모 기업이 입주하는 다층 건물을 일컫는다.

창원국가산단은 대기업·중견기업 중심 산업단지여서 입주업체 1곳당 필지 규모가 다른 국가산업단지 평균을 상회한다.

창원시는 창원국가산단 입주기업이 산업용지를 쪼개 팔고(필지 분할), 필지분할한 부지에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오면 대기업·중견기업 중심인 창원국가산단 근간을 흔들린다며 산업용지 면적이 1만㎡ 이상일 때는 지식산업센터를 짓지 못하게 하는 ‘지식산업센터 건립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2015년 제정했다.

그러나 경제계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 스마트 공장 등 산업환경 변화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문순규 의원 등 창원시의원 등 10명은 지난 4월 말 이 조례를 폐지하는 내용을 발의했다.

문순규 의원은 상위법인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지식산업센터 건립면적을 규정하는 조항이 없다면서 상위법에 저촉하는 조례를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노동계가 기존 일자리가 위축될 우려를 제기하지만, 좋은 기업들이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할 권리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상공계의 윤종수 창원상공회의소 회원지원본부장은 중후장대로 성장한 창원국가산단이 산업 패러다임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경제주체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라며 조례 폐지에 찬성했다.

윤 본부장은 미래산업인 지식기반산업은 대규모 공간이 필요하지 않고 오히려 집적화된 공간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식산업센터에서 시작해 중견기업, 지역 대표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필지 분할→지식산업센터 건립’이 땅값을 올려 부동산 투기를 조장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근거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문상환 금속노조 경남지부 정책기획부장은 조례 폐지로 대기업이 땅을 팔고 떠나면 그 자리에 중소사업장이 들어와 양질의 일자리를 유지하는데 어려울 수 있다며 반발했다.

문 부장은 과거 창원국가산단 입주기업 일부가 공장용지를 판 뒤 지식산업센터를 지어 분양하는 과정에서 땅값이 2배 이상 뛰었고, 첨단산업과는 관련 없는 소규모 제조업체, 부동산업체 등이 지식산업센터에 들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입주가 뜸해 비어 있는 지식산업센터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 부장은 코로나19 상황을 틈타 경제계가 숙원사업을 풀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의견까지 냈다.

최영희 창원시의원(정의당)은 조례를 폐지하면 창원국가산단을 떠나는 기업이 생기고, 무제한 전매에 따른 지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위법성이 있는 조례라도 당장 폐지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밝혀, 창원국가산단 부지 분할의 길이 트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문순규 창원시의원 주최로 3일 창원시의회 소회의실에서 지식산업센터 건립 및 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 찬반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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