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KTX 개통, 기회지만 위기도 될 수 있다
[사설]KTX 개통, 기회지만 위기도 될 수 있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07.0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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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내륙고속철도(KTX) 건설이 진주에 ‘약이 될 것인가, 아니면 독이 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있었다. 지난 3일 국립진주박물관에서 열린 ‘KTX시대 진주 발전 전략 토론회’다. 이 자리에서 KTX 개통에 따른 지역발전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토론회에서 나온 결론부터 말하자면 KTX 건설이 결코 지역민이 기대하고 있는 만큼 지역발전에 밝은 미래를 보장해 주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철저한 준비가 없으면 빨대효과로 인해 인구감소, 재원유출 가속화 등 오히려 지역이 쇠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KTX가 건설된 타 지역 사례에서 확인되고 있다. 문태헌 경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KTX건설이 지역개발에 미치는 영향-호남선 사례’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인구 40만 이하 도시는 인구가 감소됐다고 했다. 호남선이 통과하는 수도권과 아산·세종 인접지역(60만)인 계룡은 인구가 증가했으나, 인구 23만인 대전 중구는 인구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대전 중구는 호남선KTX가 오히려 독이 된 것이다. 진주 역시 인구 35만 도시다. 서부경남KTX가 건설, 개통될 경우 진주도 대전 중구와 같은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진주는 35만 도시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충분한 성장과 중추기능이 부족해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마련이 필요하다는 문 교수의 진단을 진주시가 적극 수용할 필요가 있다. 또 KTX가 개통되면 서울사람이 진주에 와서 돈을 쓰기 보다는 진주사람이 서울로 갈 확률이 더 높다는 지적도 흘려들어선 안된다.

서부경남KTX 개통이 진주를 포함한 서부경남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도 발전,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고, 대응할 수 역량을 갖추지 못할 경우 그 기회는 오히려 위기가 될 수 있다. 진주가 남부권 거점도시로 비상할 지, 아니면 진주의 인구와 재원이 서울로 빠져나가게 되는 쇠락하는 도시로 전락할 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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