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기사들 새벽 3시에 모인 까닭은
대리운전기사들 새벽 3시에 모인 까닭은
  • 정희성
  • 승인 2020.07.08 1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대리운전노조 경남지부 진주지회 창립
업무 마친 노조원 40여명 “처우 개선” 다짐
손희찬 지회장 “대리기사 권익향상 힘쓸 것”
모두가 잠든 지난 7일 새벽 3시, 진주시 충무공동에 위치한 민주노총 진주지역 사무실에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한 명 두 명씩 모여들었다. 새벽 3시에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정체는 뭘까. 이들은 바로 대리운전기사들이다.

이날 새벽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민주노총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경남지부 진주지회(이하 대리노조 진주지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일반 직장인과는 달리 낮과 밤이 바뀐 대리기사들의 ‘애환’이 담긴 행사가 열린 것이다.

대리노조 진주지회 창립총회에는 진주, 사천, 삼천포지역에서 활동하는 대리기사(조합원) 40여 명이 참석했다. 또 창립총회를 축하해주기 위해 서울에서 전국노조위원장을 비롯해 이수원 대리운전노동조합 경남지부장, 류재수·서은애 시의원, 갈상돈 진주혁신포럼대표 등이 이곳을 찾았다.

진주를 비롯해 사천, 삼천포에는 800~900여 명의 대리기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날 창립총회에 참석한 인원은 40여 명에 불과했지만 손희찬 지회장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손희찬 지회장은 “지금까지 대리기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적었다. 경남에서도 대리노조 지회 창립은 김해에 이어 진주가 두 번째”라며 “대리기사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이제 정식적으로 지회가 생겼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불합리한 많은 것들을 바꿔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기사들의 권익향상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지회장은 “진주에 대리비가 6000원인 콜이 있다. 전국에서 가장 싼 금액”이라며 “버스비, 택시비를 비롯해 모든 물가가 오르는데 대리비는 십여 년째 그대로”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리운전 노동자들을 위해 혹한기·혹서기에 쉴 수 있는 쉼터 조성도 추진하겠으며 합류차(대리기사가 목적지 도착 후 타고 가는 차)에 지불하는 비용에도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며 개선 의지를 밝혔다.

새벽에 창립총회를 연 이유에 대해서는 “대리기사들은 ‘거꾸로 사는 인생’이다. 빨리 출근하는 기사는 오후 6시부터 근무를 시작하는데 퇴근은 빠르면 새벽 1~2시, 늦으면 3시에 한다. 대리기사들에게는 이 시간이 퇴근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리기사를 찾는 고객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손 지회장은 “대리기사는 고객들을 안전하게 집까지 데려다 준다”며 “대리기사들을 존중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창립총회에 참석한 류재수 시의원은 “이렇게 늦은 시간에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는 처음이라 새로운 느낌”이라고 했다. 이어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사 분들이 처우 개선을 위해 모였다. 그 열정이 보기 좋았으며 시의원로서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

정희성기자

 
지난 7일 새벽 3시 민주노총 진주지역 사무실에서 민주노총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경남지부 진주지회 창립총회가 열린 가운데 대리기사를 비롯해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류재수 시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