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여름날의 선물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여름날의 선물
  • 경남일보
  • 승인 2020.09.0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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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선물
 
 

 

벽돌로 담벼락을 누벼 놓고

제멋대로, 공중에 금을 그었지만

앞만 보고 악착같이 쏘다니던 날

화창한 그늘을 키워놓고
오래 전부터 마중 나와 있었다

-김상은(밈(meme), 출판인)



친밀한 장소애(場所愛)가 느껴지는 디카시다. 포착한 영상은 작가에게 있어 추억의 공간 즉, 언덕을 뛰어오르면 더없이 푸른 하늘이 손에 잡힐 듯, 초록의 바람이 온몸을 감싸 안아 주었던 ‘고향’이라는 장소인지도 모른다. 동안 잊고 지냈던 날들을 뒤로 한 채 붙들린 발목에서 문득 그 시절을 떠올려보는 것이다.

문명이 악이라는 말의 진정한 뜻을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저 몇 가닥의 고압전선을 위해 베어진 나무의 몸통은 현대사회가 얼마나 문화에 중독되어 있는지를 알게 한다. 그러한 문명 속에서 악착같이 오가던 시간을 잠시 내려놓는 어느 여름날. 남은 몸을 비틀어 잔가지를 키워 놓고 묵묵히 그늘로 서 있는 한 그루의 나무를 긍정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간이다. 이마에 맺힌 작가의 땀방울을 닦아주는 순간이며, 마주보고 서로를 위로하는 찰나다.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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