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아무도 모른 창원 모녀죽음
[천왕봉]아무도 모른 창원 모녀죽음
  • 경남일보
  • 승인 2020.09.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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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위원)
지난 5일 오전 11시 30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원룸에서 정신질환을 앓아온 딸(22)과 엄마(52)가 숨진 사실이 뒤늦게 발견, 수사 중이다. 모녀는 방 한가운데 반듯하게 나란히 누운 채 발견됐다. 부패 정도로 봤을 때 20일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검 결과 외상 흔적이 없고 독극물도 검출되지 않아 타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겠다고 내놓은 핵심 정책 중 하나는 언제나 사회복지시스템의 강화를 통한 ‘고른 삶’의 추구였다. 서울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려고 기울여온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빈틈이 여전했던 것이다.

▶모녀 같은 ‘가족 비극’을 단순히 개인의 불행이나 책임으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사회와 국가 복지 시스템에 구멍이 뻥 뚫렸다고 봐야 한다. 우리 사회안전망이 그만큼 허술한 것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보완책 마련에 더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위기 가정의 징조를 사전에 파악,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가족 붕괴는 전체 공동체의 붕괴로도 번질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정부는 현실을 직시하고 실용주의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관할 지자체의 세심한 배려와 지원, 이웃의 보다 더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 20여 일 간 아무도 몰랐던 창원의 비극적인 모녀죽음은 안타깝다.
 
이수기·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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