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붉음을 위한 건배
강렬한 붉음을 위한 건배
  • 경남일보
  • 승인 2020.11.09 17: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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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구 (경남시조시인협회장)
 

 

‘가슴 데인 그런 사랑 한 번만 해봤으면//온몸 오래 시려 지독하게 아픈 봄날에//저 대지(大地)/관절통 앓은 후/기지개 켤 붉은 꽃이여’ (졸작 ‘상사화’ 전문)

여기 뜨겁게 불타오르는 청춘이 있다. 지구를 열두 바퀴 돌며 세상을 집어삼킬 듯한 피가 아직도 돌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순환되지 않는 손과 발, 육신이 불편함을 느껴 사혈하는 날이 잦아지지만, 사람과 세상을 사랑하는 데는 별 지장이 없다.

‘나이는 숫자에 불가함으로’라는 말을 되낸다. 죽어 재가 되는 그날까지 굳은 결기를 앞세운 청춘을 꿈꾸며 산다. 젊은 날 뜨겁게 사랑해주지 못한 사람을 더 뜨겁게 사랑하고 싶다. 내 옆에 묵묵히 지키고 있는 한 사람을 더 많이 사랑하고 싶다. 그동안 이미 내 사람이라는 이유로 소홀히 대했음을 반성하며 열정적인 길을 가려 한다.

백 세 시대에 지천명 중천은 겨우 5.5부 능선을 넘은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백세 시대에 백 세까지 완주하는 사람이 흔치 않다. 지천명을 넘기는 이후의 시간은 한 치 앞을 예단할 수 없다. 언제 어디서 시간이 멈추어 버릴지 모른다는 것이다.

끝을 알 수 없는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본다면 현재 걷고 있는 능선은 8부 능선쯤 된다고 해두자. 마지막 2부 능선을 힘차게 차고 오를 필요가 있다.

사랑하는 이여! “나 떠난 이후에 그대 가슴에 뜨거운 꽃으로 남을 뜨거운 기도를 올릴 것이니, 나의 기도와 마음을 받아주시게나. 혹여 그대 먼저 떠난 이후에라도 후회하지 않을 사랑을 그대에게 쏟을 것이니, 맑은 날씨처럼 좋은 마음으로 받아주시게나. 현금은 넉넉지 않아도 마음 넉넉함은 아직 남아있으니 한 촉 한 촉 불 밝히며 다시 청춘으로 살고 싶은 마음이네. 사랑한다는 말을 아낌없이 하며 살겠네. 그동안 표현 못 한 사랑만큼 절절한 꽃을 피우겠네.”

어쩌면 이 바램이자 각오가 잘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의 불씨가 있으니 희망적이다. 이미 지천명을 넘겼거나 삶의 활력을 잃어버린 분들에게 강렬한 붉음의 잔을 권하고 싶다. 지금 내 곁에 남아있거나, 이미 없는 사람이라도 뜨겁던 추억을 사랑하며, 잘살고 있음을 보여주자. 함께 만들어가는 꽃 같은 세상과 청춘 아닌 청춘을 위하여, 다시 불꽃 잔을 권하고 싶다. 새로운 청춘아 파이팅!

임성구/경남시조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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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송해 2020-11-13 10:25:26
아재요, 글도 아이고 말도 아이고 한자말은 한자말대로 우리말은 우리말대로 따로 놀고... 몇 군데는 단어도 틀리거나 잘 못 적용한 데도 있고... 머, 막..... 멋있는 단어만 주루룩 늘어놓는다꼬 진짜 멋이는 글이 되면 얼매나 좋것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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