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코로나 잠시 잊고 남강습지원 걸어보세요”
[시민기자]“코로나 잠시 잊고 남강습지원 걸어보세요”
  • 경남일보
  • 승인 2021.04.2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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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일보는 독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지역민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우리 이웃과 지역사회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올해도 시민기자가 자체적으로 생산한 기사를 4월부터 11월까지 본보 지면에 게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봄이 농익어갈수록 엉덩이가 들썩입니다. 고양이처럼 슬그머니 다가온 봄을 느끼기 위해 진주 속 진주 같은 숨은 명소를 찾았습니다. 남강댐 바로 밑에 있는 진주 남강 습지원이 그곳입니다.

판문동 아파트 단지 앞 판문1교에 이르면 남강 습지원 가는 길 700m라는 이정표가 반갑게 맞이합니다. 이정표를 지나 남강 변을 걷습니다. 시민들이 알던 남강이 아닌 색다른 남강이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보행자와 자전거 전용도로가 봄 햇살과 나란히 함께합니다.

강 너머로 자연이 연둣빛 물감으로 물들인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덕분에 일상 긴장의 끈은 어느새 풀립니다. 데칼코마니 같은 수채화 풍경은 그림 속을 거니는 기분을 자아냅니다. 기분 좋게 걷다 보면 700m 거리는 금세 습지원에 이르게 합니다.

습지원은 남강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습지원은 남강 변 1만 9870㎡에 수생식물과 화초류, 관찰 마루, 새들의 휴식공간인 횃대, 징검다리로 이뤄져 있습니다. 덩달아 깊은 산속에라도 들어온 듯 숲속이 아늑합니다. 넉넉한 초록 물결 덕분에 몸과 마음이 초록 샤워합니다. 곳곳에 쉬어가기 좋은 너럭바위들과 벤치가 있습니다.

가져간 캔커피를 마십니다. 남강을 스쳐 지나온 바람이 커피에 녹아들어 더욱더 달곰합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풍경화 같은 자연이 그린 모습들이 여유롭습니다. 숨을 고른 뒤 천천히 걷습니다. 징검다리가 나옵니다. 지그재그지만 살짝 긴장이 깃듭니다. 다리에서 바라보는 아파트들이 거인처럼 저만치 보입니다. 우리네 번잡한 일상이 지척이지만 이곳에서는 일상의 무게를 내려놓고 자연과 하나입니다. 남강에 피어오르는 봄 향기를 맡기 좋습니다. 간혹 허리를 숙이면 발아래 봄소식을 전한다는 봄까치꽃이며 유채꽃들이 보라와 샛노란 빛으로 반갑게 알은체를 합니다.

습지원에서도 갈림길을 만났습니다. 어디를 걸어도 좋습니다. 다시금 징검다리를 건넙니다. 왼쪽과 오른쪽에 남강이 에워쌉니다. 덕분에 강 위를 걷는 기분입니다.

속계(俗界)를 벗어나 선계(仙界)로 들어서는 듯합니다. 몸과 마음이 정갈해집니다.

나무 아래에 섰습니다. 곁을 내어준 나무는 시원한 바람도 함께 선물합니다. 봄볕에 이마에 맺힌 땀방울들이 어느새 사라집니다. 남강 변은 수채화 같은 초록빛을 뿜어냅니다. 싱그러움이 밀려와 묵은내를 씻어줍니다.

새벽이면 자욱한 물안개가 남강을 타고 올라와 색다른 풍광을 안겨줘 사진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된 듯합니다.

살랑대는 봄바람을 맞으며 습지원 한 바퀴를 돕니다. 오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가볍고 바람을 가르며 내달리는 자전거도 상쾌하게 합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넉넉한 풍경은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줍니다.

/김종신 시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진주 남강 습지원 속에 있는 징검다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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