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입석 '마을창고의 변신' 미술관 선돌 첫 전시회
하동 입석 '마을창고의 변신' 미술관 선돌 첫 전시회
  • 최두열
  • 승인 2021.05.27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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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 입석마을 광장에 황소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고 있다. 비록 농촌이지만 보기 어려운 광경이다. 그 곁에는 언뜻 보기에는 평범한 마을창고가 있고 ‘마을 미술관 선돌’이라는 현판이 재활용한 목재를 둥글게 잘라 띄엄띄엄 벽에 붙어 있다.

미술관을 들어가 보니 겉에서 본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진짜 미술관이다. 개관에 맞춰 첫 번째 전시회를 열고 있었다. 소재는 ‘소’다. 그래서 전시주제를 ‘음메, 나 여기 있소’로 정했다.

작품은 마을주민과 전문화가 및 지역 화가의 찬조작품이 주를 이루고 주민들이 조상대대로 간직해 왔던 생활용품과 소와 관련된 농기구 등 모두 50여 점이 전시돼 있었다.

명찰을 가슴에 단 주민 몇명이 안내를 하는데 무슨 역할을 하느냐 물어보니 ‘도슨트’라고 한다. 미술해설사라는 말이다.

지난 3개월 동안 매주 수요일마다 자체적으로 도슨트 수업을 받고 임무 수행 중에 있었다. 평범한 농촌마을에 마을미술관 하나가 마을을 꿈틀거리게 만들고 있어 보였다.

이 프로젝트는 입석마을 박민봉 이장을 비롯한 주민과 하동에 정착해서 활동하고 있는 하의수 교수 그리고 지역사회와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는 하동주민공정여행 놀루와(대표 조문환)가 참여해서 만들어 가고 있는 마을 만들기의 새로운 현장이다.

이 프로젝트는 작년 상반기부터 시작됐다. 예술을 통한 마을을 활성화시켜 보고자 이들 3자가 협력관계를 설정하고 주민들과 소통을 해온 첫 결실이다.

박민봉 이장은 얼굴이 검게 타 있었지만 의지로 가득 차 있었고 새마을지도자 등 마을 리더들의 열정적인 참여가 이 일을 시작하게 했다.

20년 전에 하동으로 아예 거주지를 옮긴 하의수 교수는 자신의 사익을 떠나 사라질 위기에 있는 마을 살리기에 헌신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동력이 됐다. 이미 매계마을 등 마을 만들기에 동참하는 하동주민공정여행 놀루와가 주민들과 소통을 강화한 덕이기도 하다.

박민봉 이장은 “마을미술관은 주민을 하나로 모으고 마을을 활력 있게 할 것”이라며 미래지향적인 마을 만들기에 대한 꿈도 피력했다.

도슨트로 참여하는 주민 한만효씨도 “작은 일이나마 마을 일에 참여하게 된 것을 큰 보람으로 여긴다”면서 즐거워하는 표정이었다.

하의수 교수와 조문환 대표도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하면 지역에 보탬이 될 것인지를 고민하다가 협력하게 된 동기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25일 오후 6시 마을주민 등 지역의 지도자들이 모인 가운데 조촐한 개관식을 가진 미술관은 앞으로 연 3회 가량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마을미술관 선돌’이 지역사회에 작은 모퉁이 돌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해 본다.

최두열기자
윤상기 군수(왼쪽)가 도슨트(오른쪽)의 안내를 받으며 입석마을 미술관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제공=하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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