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를 설명한 책으로 가장 오래되었다는 후한 시대의 설문해자에 ‘언어(言語)’에 대한 설명이 있다. ‘직언을 언이라 하고 논란을 어라 한다(直言曰言 論難曰語)’고 한 것. 주례(周禮)에선 ‘실마리가 되는 말이 언, 답변하는 말이 어(發端曰言 答述曰語)’라 했다. 그냥 말씀 언과 말씀 어의 중첩어로만 알았던 글자가 이렇게 구분되었던 모양이다.
▶말씨를 뜻하는 ‘언사(言辭)’에서 ‘辭’도 말씀 ’사’다. 辛 자 왼편의 글자는 엉긴 실타래를 손톱(爪)과 손(又)으로 잡아 풀려고 하는 모양이라고 한다. 어지러울 난(亂)에서 보듯 엉긴 것도 실마리는 있는 법이고, 이것만 찾으면 풀 수 있다는 뜻을 지닌 상형이라는 거다. 말싸움이란 결국 해결될 수 있다는 가르침 같아 옛 글 만든 뜻이 새삼 놀랍다.
▶여당 대선주자 여론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수술실 CCTV를 둘러싼 말싸움이 재미있다. 수술실 CCTV 설치를 주장하는 이 지사 쪽이 먼저 설치에 신중해야 한다는 야당의 이 대표더러 찬반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이 대표의 답변도 명쾌하다. “CCTV가 환자 불안을 낮추는 거라면 병원 자율로 해도 된다. CCTV 단 병원에 환자가 몰리면 병원들이 다 단다. 이 지사처럼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면 외과의사 누가 하나.”
▶대다수처럼 CCTV에 찬성해온 터에 이 대표의 이 언어에 할말을 잃는다. 말의 정치란 이런 건가 싶기도 하다. 누가 더 옳고 설득력이 있는가의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방에서 들으면 자형 말이 옳고 부엌에 가면 누이 말이 맞다’는 속담이 절실한 오늘이다. 정재모 논설위원
▶말씨를 뜻하는 ‘언사(言辭)’에서 ‘辭’도 말씀 ’사’다. 辛 자 왼편의 글자는 엉긴 실타래를 손톱(爪)과 손(又)으로 잡아 풀려고 하는 모양이라고 한다. 어지러울 난(亂)에서 보듯 엉긴 것도 실마리는 있는 법이고, 이것만 찾으면 풀 수 있다는 뜻을 지닌 상형이라는 거다. 말싸움이란 결국 해결될 수 있다는 가르침 같아 옛 글 만든 뜻이 새삼 놀랍다.
▶여당 대선주자 여론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수술실 CCTV를 둘러싼 말싸움이 재미있다. 수술실 CCTV 설치를 주장하는 이 지사 쪽이 먼저 설치에 신중해야 한다는 야당의 이 대표더러 찬반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이 대표의 답변도 명쾌하다. “CCTV가 환자 불안을 낮추는 거라면 병원 자율로 해도 된다. CCTV 단 병원에 환자가 몰리면 병원들이 다 단다. 이 지사처럼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면 외과의사 누가 하나.”
▶대다수처럼 CCTV에 찬성해온 터에 이 대표의 이 언어에 할말을 잃는다. 말의 정치란 이런 건가 싶기도 하다. 누가 더 옳고 설득력이 있는가의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방에서 들으면 자형 말이 옳고 부엌에 가면 누이 말이 맞다’는 속담이 절실한 오늘이다. 정재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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