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LH는 ‘경남’혁신도시 소속이다
[경일포럼] LH는 ‘경남’혁신도시 소속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06.2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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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술 (경상국립대 교수)
 


최근 경남의 시장·군수 11명이 정부의 LH 분할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진주시에 따르면 경남 시장군수협의회를 통해 ‘LH혁신 개혁안에 대한 공동건의문’ 채택을 요청한 결과, 경남 지자체장 18명 가운데 11명이 적극 동참했다고 한다. 동참 지자체장의 대부분은 서부경남 소속이었고, 유보 입장을 나타낸 나머지 7개 지자체장은 동부경남 내지 민주당 소속이 많았다. 착잡하다. 그러면서 몇 가지 질문거리가 생겼다. 첫째, ‘경남’혁신도시인지, ‘진주 내지 서부경남’만의 혁신도시인지. 둘째, LH 사태가 향후 선거의 유불리를 재는 여야의 정쟁거리가 됨으로써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배가 산으로 가고 있지는 않은지. 이와 관련하여 먼저, LH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이전된 ‘경남’혁신도시 소속 공공기관이다. 셋째, 지난 600년 이상 우리나라를 지배했던 문화, 소위 ‘서울공화국’의 일극체제를 극복하는 초석으로 시도했던 게 혁신도시 정책이다. 노무현 정부가 과감히 추진했던 정책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주춤거리던 것을 문재인 정부가 다시 살리는 흐름이다. 그런데 이유야 어떠하든 결과적으로 경남혁신도시의 핵심인 LH의 기능과 조직 및 인력의 축소로 인해 지역균형발전의 흐름에 타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여당 참패의 이유가 LH 사태 때문만은 아니다. 공정·정의로 축약되는 가치를 뿌리 삼아 정권을 잡은 정부·여당이 그동안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신뢰받지 못했던 축적물이 LH 사태로 임계점을 넘어 부메랑으로 돌아왔을 뿐이다. 여당이 부동산 투기 근절을 목적으로 특위까지 설치했으면 부동산정책 전반에 대해 계속 고민을 하면서 LH를 하나의 꼭지로만 다루어야 한다. 그런데 부동산정책 관련 쇄신은커녕 종부세도 최근에서야 겨우 가닥을 잡았으면서, LH가 그 몸통인 양 급하게 난도질하는 건 본말전도이다. 오랜 기간 힘든 과정을 거쳐 겨우 경남혁신도시가 나름의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는데 그 핵심인 LH를 희생양으로 삼는 모양새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진보 정권이 어렵게 진행해 온 혁신도시 구축이라는 혁명적인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성공을 조금이라도 염두에 둔다면 경남지역경제의 중추인 LH에 대한 설익은 개편은 모순이다. 당장의 자극적인 가시 효과를 노리는 것보다 단계별 개선책이 요구된다. 먼저 ‘내부통제시스템’ 강화가 우선이다. 이번 사태는 개발 과정의 ‘투명성’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 효과가 미진하다면 향후 전문가들로 구성된 논의기구를 통해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 나가면 된다. 혁신도시 시즌2 차원에서 공공기관의 2차 이전이 논의만 되다가 슬그머니 사라진 상황에서, 축소되는 LH의 공백을 메워주겠다는 대안 또한 감언이설이 된다면 어떡할 것인가.

정부·여당은 2016년 탄핵 사태로 결성돼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여당에 압승을 안긴 ‘중도와 진보 유권자 연합’의 해체가 가시화되고 있는 현실 직시가 필요하다. 부정적 여론을 돌리고자 손쉬운 LH 손절 방식을 택하기보다 소위 촛불연합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게 더 바람직한 해법이 아닐까. 이 지역의 야당 또한 이를 정쟁의 도구로만 삼지 말아야 한다. 지나치게 되면 지방선거 정당공천제의 한계만 드러낼 뿐이다. 부디 LH 사태가 제 궤도에 맞게 잘 수습되어 어렵사리 형성된 낙후지역사회의 희망찬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기를 바란다. 아직도 고양이 그림 수준에 그치고 있는 혁신도시의 모습이 당초에 기획했던 호랑이 그림으로 업그레이드 되어야 하고, 부·울·경 메가시티 구축의 중심에 LH가 당당하게 우뚝 서 있어야 한다. 부디 정쟁으로 보이는 정치 말고 협치로 ‘지역균형발전’을 챙기는 대의를 보여주기 바란다.

윤창술 (경상국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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