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용 (진주경찰서 하대지구대 경장)
필자는 야간근무 중에 “집에 물건이 없어졌다, 아는 사람이 가지고 갔다”는 신고를 받은 적이 있다. 현장에 도착하니 신고자는 술에 취한 채 필자를 보고선 “뭣 때문에 출동했냐, 나는 신고한 적이 없다”라고 말해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신고자의 휴대폰을 확인하였고 그 결과 112로 수차례 신고한 사실이 확인되어 이를 보여주며 이래도 신고한 사실이 없냐고 재차 물으니 그래도 신고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여 신고자를 경범죄처벌법위반(거짓신고)로 즉결심판 청구하였다.
또 다른 사례를 보면 “건물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경찰과 소방, 군인 등 130명을 수색에 투입하고 시민 4000여명을 대피시킨 후 폭발물을 수색했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러한 허위신고로 인해 대규모의 인원이 투입됨으로써 치안에 공백이 생기게 되고 또 그 수고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은 돈으로 환산할 수가 없다.
대부분의 허위신고는 술을 먹은 후 장난삼아 혹은 경찰이나 소방관을 골탕 먹이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같은 행위로 피해를 보는 사람은 정작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민이다
112는 ‘범죄신고’ 전화다. 따라서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을 버리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허위신고 근절에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태용 (진주경찰서 하대지구대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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