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공항 취항사, 지원금만 받고 지역민은 '외면'
사천공항 취항사, 지원금만 받고 지역민은 '외면'
  • 백지영
  • 승인 2022.01.10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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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사천시·진주시, 손실보상 지원
울산·군산공항, 지역민 10% 할인 혜택
이달 말부터 사천공항 취항사가 2곳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항공사 적자를 지원하는 지자체의 주민에게 운임 할인 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경남도에 따르면 사천공항 취항 항공사는 지난 2020년 들어온 하이에어에 이어 이달 28일 진에어까지 합류하면서 2곳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들 항공사는 항공료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 지자체의 재정지원금으로 적자 일부를 해소한다. 사천공항 활성화로 지역 주민의 교통 편익과 경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올해 기준 예산 7억원이 편성된 상태다.

경남도가 50%, 진주시·사천시가 각 25%씩 분담해 ‘사천공항 취항 항공사 손실 보전 지원금’을 지원한다. 과거에는 경남도·사천시가 절반씩 부담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이용객이 많은 진주시도 재정 지원에 동참했고, 하동군·산청군·남해군·고성군도 지원 기반 조례를 제정한 상태다.

사천공항에 취항한 하이에어와 취항을 목전에 둔 진에어가 이러한 지자체 재정지원을 받게 되지만, 이들 항공사가 지역 주민에게 제공하는 운임 할인은 전무하다. 이들 항공사가 국내 타 지역공항 인근 주민에게는 운임 할인에 나선 점과 대조된다.

◇울산·군산, 10% 할인=진에어와 제주항공은 지난 2020년부터 전북 군산공항 착발 항공기에 탑승하는 군산시민에게 운임을 정가에서 10% 할인하고 있다.

배경은 군산공항 항공편을 증편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전북도가 100% 부담하던 재정지원금을 군산시도 절반을 부담하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부터다.

군산시 관계자는 “전북도민들이 고루 이용하는데 군산시만 지원금을 내는 것은 부당하다고 여겨, 군산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요금 할인 조항을 두 항공사에 요구했고 이를 기반으로 협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하이에어의 경우 지난 2019년부터 연고지인 울산공항 착발 항공편을 탑승하는 울산시민에게 운임을 10% 할인하고 있다.

이러한 특정 지역 주민 요금 감면은 여행사 연계나 항공사 자체 할인 요금이 아닌 정가에만 적용돼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명절 등 정가 탑승이 불가피한 성수기에는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경남도와 협의해 울산처럼 진주·사천 지역민에게 혜택을 줄 방안을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자체 재정 지원금을 받아도 손실을 메우기 힘든 악조건인 만큼, 겨우 유치한 항공사에 취항 전부터 요금 할인을 요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나온다.

사천공항 항공사 추가 유치에 나섰던 하영제 국회의원과 강민국 국회의원 측은 “지역민을 위한 항공사 유치를 시작으로 요금 할인을 포함해 지역민이 누릴 수 있는 모든 혜택을 강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뜻을 각각 전했다.

◇사천시민 할인, 사실과 달라=이 가운데 지난 4일 진주시청 누리집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진주시가) 재정지원을 해주는 만큼 최소한이라도 진주시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올라왔다.

게시자 김모씨는 “타지역에서는 재정지원을 해주는 대신 지역주민에 대한 항공료 할인을 해주고 있다”며 “항공사들과 협의해 진주시민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해당 요구의 배경이 된 ‘진에어가 사천시민에게 이용료를 할인할 계획’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에어 측은 “정해진 바 없다”고 일축했고, 경남도와 사천시 역시 추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진에어 취항 관련 실무를 담당했던 한 인사는 “비행기를 좋은 시간대에 편성하는 등 전반적인 차원에서 ‘지역민 혜택’이라는 표현이 나온 적이 있는데, 이게 ‘사천시민 요금 할인’으로 와전된 것”이라고 추측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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