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임금이 신하를 지푸라기처럼 여기면…
[경일춘추]임금이 신하를 지푸라기처럼 여기면…
  • 경남일보
  • 승인 2022.03.0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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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인 (산청군문화관광해설사)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민들의 일상에 큰 변화가 왔다. 경제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여기에 국제적으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진행 중이고, 국내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제20대 대통령선거와 산불 소식이 우울함을 가중시킨다.

이러한 혼돈의 세상사와는 무관하게 자연의 법칙은 어김이 없어 경칩을 지나니 여기저기서 봄꽃 소식이 들려온다. 하지만 상춘(賞春)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답답한 마음을 해소할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현재 이 순간의 문제는 옳고 그름의 판단과 어떻게 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인지에 매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이 쉽게 하는 말로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선택해야만 된다고 하면 너무 절망적이지 않은가? 그래서 2300년 전의 성인인 맹자에게서 답을 구하고자 한다. 맹자가 살았던 때는 전국칠웅이 패권을 다투던 혼란의 시대였다. 이때 맹자는 제후들을 찾아다니며 왕도정치를 권했다. ‘是以惟仁者宜在高位. 不仁而在高位, 是播其惡於衆也.(시이유인자의재고위. 불인이재고위, 시파기악어중야)’ 맹자 ‘離婁章句上-1’ 어진 자가 높은 자리에 있어야 마땅하다. 어질지 않으면서 높은 지위에 있게 되면, 이는 백성들에게 그 악을 퍼뜨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권력을 쥐고자 하는 자들은 맹자를 싫어해 중국과 일본에서는 맹자를 금서로 취급했다. 명 태조 주원장이 ‘맹자’를 읽고는 책을 집어 던지며 ‘맹자가 지금 내 앞에 있다면 볼기를 치겠다’는 말을 하며 문묘에서도 빼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차마 진시황처럼 책을 모조리 불사를 수는 없으니 유삼오를 시켜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절반 정도를 삭제한 ‘맹자절문’을 만들게 했다. 맹자가 말한 왕도정치의 핵심은 인자무적(仁者無敵)이고, 여민동락(與民同樂)이었는데, 이것이 그렇게 행하기 싫었을까? 9일 대통령선거가 끝나면 바로 6월 1일 지방선거가 이어진다. 정치에 뜻이 있는이는 ‘맹자’를 한 번이라도 읽어 보기를 권한다. 굳이 한 권을 다 읽기 싫다면 주원장이 삭제하라고 했던 부분만 읽어도 된다. 왜냐하면 정치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최소한 무지막지(無知莫知)하다는 소리는 듣지 않아야 될 것이다. 지식을 말할 때 지(知)는 본능적이고 상식적으로 아는 것이며, 식(識)은 후천적으로 배워서 습득한 앎이다. 따라서 배우지 않아 무식한 것은 잘못이라 할 수 없으나, 기본적인 도의를 모르는 무지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민영인 (산청군문화관광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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