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인의 에세이는 픽션을 입는다 (30)보는 눈 듣는 눈
배정인의 에세이는 픽션을 입는다 (30)보는 눈 듣는 눈
  • 경남일보
  • 승인 2022.08.0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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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수필은 일반적으로 사전에 어떤 계획이 없이 어떠한 형식의 구애도 받지 않고 자기의 느낌, 기분, 정서 등을 표현하는 산문 형식의 글이다. 그것은 무형식의 형식을 가진 시도로서 비교적 짧으며 개인적이고 서정적인 특성을 지닌 산문이라 할 수 있다. 수필은 그 정의가 좀 막연한 것과 같이 그 종류의 분류도 일정하지 않다. 자연과 인생을 관조해 그 형상과 존재의 의미를 밝히기도 하고 날카로운 지성으로 새로운 양상과 지향성을 명쾌하게 제시하기도 한다. 또한 서정과 서사에 의한 정서적 감동이나 허구적 흥미를 주기도 하면서, 다른 문학 양식과의 상호 견인 작용을 적절하게 포용해 수필의 영역은 광범위하게 확대되기도 한다.

수필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수필은 무형식의 자유로운 산문이다. 그것은 수필이 소설이나 희곡과 같은 산문문학이면서도 구성상의 제약이 없이 자유롭게 쓰여지는 산문임을 말한다. 둘째, 수필은 개성적이며 고백적인 글이다. 어떠한 문학 양식도 작가의 개성이 풍기지 않는 것은 없지만, 수필처럼 개성이 짙게 풍기고 노출되는 양식도 드물다. 셋째, 수필은 제재가 다양한 문학이다. 인생이나 사회, 역사, 자연 등 세계의 모든 것에 대해 느낀 것과 생각한 것은 무엇이나 다 자유자재로 서술할 수 있어서 그 제재의 선택에 구속을 받지 않는다. 넷째, 수필은 해학과 기지와 비평정신의 문학이다. 수필에서는 지적 작용을 할 수 있는 비평정신이 밑받침되며, 시가 아니면서도 정서와 신비의 이미지를 그리게 하기 위해서 해학과 기지가 반짝여야 한다. 서정이 어린 지성의 섬광이 바로 수필의 특성인 것이다.(…) (한국현대문학 작은 사전. 가람기획)

어떻습니까? 이것이 우리가 배워서 알고 있는, 또는 수필을 가르칠 때 쓰는 ‘수필’일 것입니다. 사전에 적힌 이 ‘수필’이 금아 선생의 ‘수필’보다 재미있어서 글줄이 술술 넘어가는가요? 무엇이 눈에 또렷이 보이는지요? 내용이 아리송하기도 하십니까? 좀 시끄럽다 싶지요. 글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념을 관념어로 나열하면 뜬구름 바람 잡는 글이 됩니다.

-수필은 어떤 계획이 없이 어떠한 형식의 구애도 받지 않고 자기의 느낌, 기분, 정서 등을 표현하는 산문 형식의 글이다.

* 수필은 청자(靑瓷)연적이다. 수필은 난(蘭)이요 학(鶴)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

이렇게 나란히 놓아보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진짜 말맛을 알 수 있습니다.

-수필은 무형식의 형식을 가진 시도로서 비교적 짧으며 개인적이고 서정적인 특성을 지닌 산문이라 할 수 있다.

* 수필은 그 여인이 걸어가는 숲속으로 난 평탄하고 고요한 길이다. 그러나 그 길은 깨끗하고 사람이 적게 다니는 주택가에 있다.

금아 선생의 ‘수필’이 수필을 설명한 이론서임에도 그 멋에 우리가 반하는 이유는 본래 말이 쓰는 아름다운 옷 비유를 입혀서 그러리라 여깁니다. 금아 선생의 ‘수필’을 읽는 데 나는 ‘오래’라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나마도 ‘확실’은 얻지 못하고 아직도 그렇겠거니, 느끼고만 있습니다.

프랑스 작가 장 폴 사르트르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책 한 권에 나열된 많은 단어를 하나하나 읽어도 -작품의 의미는 말의 총계가 아니고 말이 만드는 유기적인 총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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